미국·캐나다·아르헨티나 등에서 대형 LNG 프로젝트 잇따라 재가동
LNG 운반선·FLNG·벙커링선 등 선박 수요 확대 전망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조선사들의 ‘효자 선박’으로 불리는 LNG선 시장이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미국과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대형 LNG 프로젝트가 속속 재개되면서다.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이어질 수주 기회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한 LNG운반선뿐 아니라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와 연료공급용 벙커링선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되며 국내 조선업계의 포트폴리오 전환과 기술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 HD한국조선해양의 LNG선./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17일 글로벌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LNG 운반선 시장은 연평균 3~6%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LNG 무역량은 2030년까지 현재 대비 약 60%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에너지 전문 매체 리비에라(Riviera)도 내년과 2027년에 각각 94척과 92척의 LNG 운반선이 인도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LNG 프로젝트 재개, K-조선 수주 기대감 ↑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 부활 프로젝트’가 있다.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는 미국 루이지애나 LNG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며 조선사들과 약 16~20척 규모의 운반선 발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셈프라 에너지(Sempra Energy)는 텍사스 포트 아더(Port Arthur) LNG 2단계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을 확정하며 EPC(설계·조달·시공) 절차에 착수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13~26척의 LNG선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루이지애나 캐머런패리시, 리오그란데, 코퍼스크리스티 등 미국 남부 지역에서도 LNG 단지 확장 계획이 이어지며 신규 선박 발주가 연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외 지역에서도 투자 재개 움직임이 감지된다. 캐나다는 자국 최대 LNG 프로젝트인 LNG 캐나다(LNG Canada)의 연간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에 따라 약 14척의 추가 운반선 수요가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역시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 셰일가스 수출 확대를 위해 총 4기의 FLNG 설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들 프로젝트는 대형 설비와 장기 해상 운송망 구축이 전제돼 있어 안정적인 발주 환경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한국 조선사가 강점을 가진 LNG 및 FLNG 분야의 기술 경쟁력이 재조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긍정 요인은 미국의 탈(脫)중국 정책이다. 미국 정부는 이달부터 중국 국적 선박에 톤당 50달러, 중국산 선박에는 톤당 18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NG선 발주 경쟁에서 한국 조선사에 상대적 우위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 17척을 모두 국내 조선 3사가 수주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맞물린다는 평가다.

   
▲ HMM의 컨테이너선./사진=HMM 제공

◆벙커링선·친환경선 수요까지 겹쳐 K-조선 수주 환경 탄탄

이와 함께 LNG 벙커링선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LNG 추진선박이 늘면서 항만 및 연료 공급망 구축이 필수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7월 기준 글로벌 해운사들이 발주한 LNG 벙커링선은 15척으로, 대형 운반선(9척)보다 많았다. 국내에서는 HJ중공업이 최근 벙커링선 수주를 따내며 시장 반등 조짐을 보였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가 논의 중인 탄소요금제(Carbon Levy) 도입 여부도 시장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IMO는 지난 4월 MEPC 83 회의에서 해운 부문 탄소배출 가격 매커니즘 초안을 통과시켰으며, 17일 런던에서 열린 특별회의에서 최종 채택 여부를 논의 중이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과잉 배출 선박에는 CO₂ 톤당 일정 금액의 벌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탄소 강도가 낮은 친환경 컨테이너선·메탄올선·암모니아 추진선 등의 발주가 LNG선과 함께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실제 HMM은 전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LNG 추진 컨테이너선 12척(3조원 규모)을 발주하며 친환경 선대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이어질 대형 LNG 프로젝트와 IMO 규제 도입 가능성은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모멘텀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다만 선복 과잉과 규제 이행 비용 등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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