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 사기혐의 기소·코인 21조원 압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사기범죄 단지를 운영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은 천즈 회장(사진 왼쪽)이 보유한 15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자산을 온라인 사기범죄 혐의로 압수했다./사진=캄보디아데일리 페이스북 캡처


18일 연합뉴스가 현지 매체 캄보디아데일리와 크메르타임스 등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프린스그룹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후 천즈 회장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실종설까지 나오고 있다. 천즈 회장은 캄보디아에서는 최고 실세 훈 센 전 총리의 고문을 맡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당국은 그와 프린스그룹 대한 법적 제재를 추진해왔다.

앞서 미 법무부는 천즈 회장을 온라인 금융사기와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40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천즈 회장이 보유해온 약 150억달러(한화 약 21조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 7271개를 몰수하기 위한 소송도 제기했다. 중국 당국도 프린스그룹이 사기범죄로 불법 수입을 올린 것으로 보고, 지난 2020년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천즈 회장의 캄보디아 시민권 박탈과 중국 송환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현재 그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천즈 회장은 지난해 12월 프린스그룹 계열 프린스은행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는데,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프린스그룹 등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가해지자, 프린스은행에서는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미국과 영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 이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주요 지점에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몰려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캄보디아 등지에서 부동산, 금융, 호텔, 통신 등 광범위한 사업을 하는 프린스그룹은 카지노와 사기 작업장으로 사용되는 단지를 건설하고, 대리인을 통해 운영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국인 등 외국인이 감금돼 보이스피싱 등 사기에 동원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범죄단지인 '태자(太子) 단지'도 프린스그룹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즈 회장은 1987년 중국에서 태어나 지난 2014년 캄보디아 국적을 취득하고 정계와 유착해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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