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일부 현장의 원가 부담과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숨 고르기' 국면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이후 본격화되는 대형 프로젝트와 주택 착공 회복세에 힘 입어 점진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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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계동 사옥./사진=현대건설 |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플랜트 현장에서의 원가 부담이 확대된 데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플랜트 현장에서 발생한 '본드콜' 비용(약 1700억 원)이 이번 분기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전망은 다소 어둡지만 중장기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견조하다. 현대건설은 올해 국내외에서 굵직한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다. 1~3분기 누적 경영목표 달성률은 연결 기준 수주 82%, 별도 기준 착공 89%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총 413억2941만 달러로, 현대건설은 40억5190만 달러를 기록해 삼성물산에 이어 민간 기준 2위를 차지했다.
이라크 해수처리시설 프로젝트가 3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수주 총액을 끌어올렸다. 이번 수주는 2023년 카르발라 정유공장(총 사업비 60억40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로, 향후 5년간 현대건설의 매출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원전 등 에너지 사업을 통한 성장 기대감도 높다. 현대건설은 '고수익 중심의 질적 성장'을 기조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 분야를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에너지 산업 전반으로 사세를 확장 중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에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형 원전과 SMR등 에너지 사업 수주액을 2025년 3조1000억 원에서 2030년 7조 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원전을 핵심사업으로 주목하고 있고 관련 시장 규모는 현대건설이 과거에 겨냥했던 기존 사업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시장 규모가 커진 반면 경쟁자는 적다"고 진단했다.
향후 수익성도 원전 등 고부가가치 분야 사업이 이끌 공산이 크다. 현대건설은 미국 팔리세이드 SMR과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 등 수주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팔리세이드 SMR 초기 공사는 올해 4분기 수주가 예상되며,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본계약과 미국 내 대형 원전 프로젝트 FEED(기본설계) 계약은 내년 1분기 체결이 유력하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해외 원가 관리에 실패해 3분기 아쉬운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원전 사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바라봤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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