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한 한국과 미국 증시 전반에 '조정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이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지표들이 지연 발표되는 등 정치적인 상황도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조정장이 오더라도 길게 보면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이므로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은 증권가를 중심으로 여전히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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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한 한국과 미국 증시 전반에 '조정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이 드리워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에 '조정 전망'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증시 3대 지수 역시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머무르고 있음에도 투자심리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은 꽤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언론사 CNN이 매일 집계하는 시장 심리지표 공포·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현시점 공포(Fear) 구간인 27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가 25 이하로 떨어질 경우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진입하는 만큼 최근의 시장심리가 꽤 나빠져 있다는 사실을 추론 가능하다.
이와 같은 심리는 올해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을 지속한 미 증시가 이젠 조정을 받을 때가 됐다는 우려에서 기인한다. 지난 4월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소위 '관세전쟁'을 벌이며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지점이 올해 최저점을 형성하며 지수는 가파른 반등장으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지난 4월경 2500선에서 맴돌고 있던 코스피 지수는 대선 정국을 통과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해 현재 3770선 주변까지 급상승했다. 심지어 지수 반등에도 불구하고 저가권에 머물러 있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6월 이후 드라마틱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6만원 아래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9만7000원선까지 상승하며 증시에 '10만전자'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 증시가 거품 논란에 휩싸이는 등 차익 실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미 증시가 조정장에 진입할 경우 우리 증시의 조정 또한 피해가기는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신용 리스크 확대, 미 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미-중간 무역갈등 지속 등은 언제든지 증시가 조정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 시장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미 정부 셧다운으로 9일이나 지연돼 발표되는 이번 지표는 같은 달 28~29일로 예정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FOMC) 직전에 공개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시장 내부의 분위기는 엇갈린다. 애초에 최근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주들이 주도했을 뿐 여타 종목들의 상승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는 상시적으로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얼마나 남아있느냐에 대해선 견해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의 시각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해 있는 반도체 섹터의 전망이 당분간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제기된 메모리 반도체 호황 전망에 대해 "역대 메모리 사이클 중 가장 높고, 긴 사이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현재 메모리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밸류체인 내 가장 병목이 심한 제품 중 하나이며, 공급자 재고 부족 및 생산 확대 여력 제한을 감안하면, 업황 강세는 예상보다 높은 가격 상승률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 연구원은 "현재는 공급자 우위 장기화 속 장기공급계약 확대와 제품 간 가격 시너지 촉발에 따른 가격 강세의 초입 구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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