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예년보다 한달 빠른 정기 인사…CJ제일제당·CJ푸드빌 대표 교체
‘안정 속 쇄신’ 기조는 유지, 임원 인사·조직 개편 분리로 속도 높여
성과주의 기반 수시 인사로 조직 분위기 일신, ‘세대 교체’에도 눈길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CJ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 빠르게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내년 사업전략 수립에 속도를 낸다.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 대표만 교체하며 ‘안정 속 쇄신’ 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그룹 차원의 CEO 인사와 계열사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분리했다. CJ그룹은 선제적인 CEO 배치로 책임 경영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CJ그룹 본사./사진=CJ그룹 제공


20일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CJ제일제당·CJ푸드빌 대표이사 인사에 이어 그룹 차원의 임원 승진 인사를 별도로 준비 중이다. CJ그룹은 앞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에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 CJ푸드빌 대표이사에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를 내정했지만, 임원 승진 인사는 발표하지 않았다. 

CJ그룹은 기존 정기 인사에서 대표이사 인사와 임원 승진 인사, 계열사 조직 개편 등을 통합 시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핵심이 되는 대표이사 교체를 분리해 진행함으로써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 임원 인사는 여전히 그룹에서 주도하지만, 선제적 CEO 인사를 통해 사업계획 수립과 조직 개편 등에서 신임 CEO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CJ그룹 관계자는 “신규 임원 인사는 그룹에서 총괄적으로 진행하지만, 올해는 대표이사와 임원 승진 인사를 시기적으로 분리해 진행했다”면서 “조직개편이나 팀장급 인사 등은 계열사 대표의 재량으로 별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그간 CJ그룹이 유지해 온 ‘수시 인사’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CJ그룹은 2024년 정기인사를 당해 2월에, 2025년 정기인사는 2024년 11월에 진행하는 등 정기 인사 시기 변화가 컸다. 지난해엔 2월 정기인사 이후 3월에 CJ ENM을 윤상현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5월엔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를 선임하는 등 인사의 적시성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안정’을 위해 대표이사 등 리더십 교체를 최소화한 만큼, 조직 전반에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과주의 기반의 ‘수시 인사’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사업전략 추진에 있어 일관성과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 인사 폭을 좁힌 대신, 상시 인사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조직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환경 속에서 인사의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위기 대응력도 한층 높일 수 있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 마이클 페인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CJ그룹 제공


CJ그룹의 속도감 있는 인사에는 이재현 회장의 글로벌 사업 확대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최근 “‘K웨이브’ 확산을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번에 교체된 두 대표는 모두 글로벌 역량이 입증된 인사로 평가받는다. 윤석환 CJ제일제당 신임 대표는 바이오 남미사업담당, 바이오 글로벌 마케팅담당, 바이오 기술연구소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운영 및 전략과 R&D 분야에서 역량을 입증했다.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 역시 CJ푸드빌 투썸본부장, CJ제일제당 CJ Foods USA 대표 등을 역임하며 식품·글로벌 전문성을 쌓았다.

안정적인 기존 정기인사 방식을 탈피해 유연성을 높인 만큼, 후속 인사에서 젊은 경영리더 발탁을 확대하는 등 ‘세대 교체’가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앞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6년 만에 지주사 경영에 복귀한 만큼, 이 실장 중심의 ‘젊은 리더십’ 재편으로 4세 경영 초석을 다질 것이란 전망이다 CJ그룹은 지난해 인사를 통해 그룹 최초로 90년대생 대표를 선임하고, 1980년대생 신임 경영리더 12명을 발탁한 바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본격적인 글로벌 성장을 이끌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CEO 인사를 단행하게 됐다”면서 “선임된 CEO를 주축으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인재를 발탁, 배치함으로써 속도감 있게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