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이 최근 예금금리를 일괄 인상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으로 시장금리가 역설적으로 인상하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오는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는 데 은행들이 이 시기를 고려해 조기에 수신금리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예금 금리가 인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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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이 최근 예금금리를 일괄 인상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으로 시장금리가 역설적으로 인상하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를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울러 오는 4분기 대규모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는 데 은행들이 이 시기를 고려해 조기에 수신금리 경쟁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우리은행은 이날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WON플러스 예금' 최고금리를 기존 연 2.55%에서 연 2.60%로 0.50%포인트(p) 인상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22일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기존 연 2.55%에서 연 2.60%로 0.05%p 인상했다. 해당 상품 최고금리는 올해 7월 연 2.45%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0.05%p 인상했고, 이달에도 1일과 22일 각각 0.05%p씩 인상했다. 아울러 NH농협은행은 지난 15일 'NH올원e예금' 최고금리를 2.58%로 상향한 데 이어, 이날 0.1%p 추가 인상해 연 2.59%로 조정했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1년 만기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55~2.60%를 기록 중이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과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이 각각 연 2.60%로 비교군 중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했다. 이어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연 2.59%,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각각 연 2.55%로 뒤를 이었다.
인터넷은행에서도 금리인상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1년 만기 금리를 0.10%p씩 올렸다. 이에 정기예금 1년 만기 기본금리는 연 2.60%, 자유적금 1년 만기 기본금리는 연 2.80%로 일괄 조정됐다. 특히 자유적금은 자동이체 우대금리를 반영하면 연 3.00%의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다.
케이뱅크도 지난 15일부터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정기예금'의 6개월·1년 기본금리를 연 2.50%에서 연 2.55%로 각각 0.05%p 인상했다.
금리인하기에도 불구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역설적으로 인상하고 나선 건 기준금리 인하 지연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한 까닭이다. 이날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 1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지난 22일 2.585%를 기록했다.
올해 금융채 금리는 1월2일 2.956%를 기점으로 꾸준히 우하향하는 곡선을 그려왔다. 금리추이를 살펴보면 △1월 2.8~2.9%대 △2~3월 2.8%대 △4월 2.5~2.6%대 등을 기록한 이후 5월부터 이날까지 2.5%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지난 8월 14일 2.498%를 기점으로 금융채 금리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최근 2.58%대까지 치솟았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상호금융에서 4분기 예·적금 만기가 대거 도래한다는 점도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모두 4분기 만기도래하는 예수금 비중이 크다"며 "수신 경쟁이 심화하면서 금융기관 간 예금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 연말 자금이동 규모가 확대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4분기 예수금 만기 도래 비중은 저축은행이 31.6%, 상호금융이 26.6%를 기록했다. 예금금리에 따라 만기가 도래한 자금을 은행권에 예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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