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위원장 자격 없다. 독재자의 모습이다" 집중 공격
민주, "국정감사 훼손 말라" 반박하며 야당 공세에 맞서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여야가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최민희 위원장 '자녀의 결혼식 논란'과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위원장 자격'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의 공세가 국정감사를 훼손하고 있다고 맞섰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의원실'이 방송통신위원회에 화환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최 위원장 의원실로부터 화환 요청을 받은 방통위 직원에게 "나하고 최민희와 관계가 그런데 굳이 보내야 하나"라고 답했던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면직된 뒤에는 "내 이름으로 된 화환은 취소하고 보내지 말라"고 재차 답을 보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김영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사무처장 직무대리에게 "(화환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갔다면 예산 낭비 아닌가"라며 "앞에서는 눈물 흘리면서 '양자역학 공부한다'고 해명하고는 뒤로는 의원실에서 엉뚱한 짓을 한 것 아닌가. 이러면 국회의원실이 아니고 캄보디아 귀신 조직과 다를 게 무엇인가"라고 맹비난했다.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위원장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에 대해 김 직무대리는 "의원실에서 연락이 왔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고 연락이 왔건 안 왔건 보냈을 것"이라며 "다른 경우에도 늘 보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여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는 국정감사다. 최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도, 국정감사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야당 의원들을 향해 "쇼츠 찍지 말라. 보수 언론들로부터 매우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며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자 "끼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최 위원장의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를 두고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권력을 남용한 부당한 보도 개입이라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권 이사장은 "공영방송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가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라며 "개별 보도라든지 개별 프로그램에 대해 일일이 묻지 않는 것이 국회에서도 관례"라고 답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그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심지어 화면에 개별 보도를 다 띄워 놓고 '친민주'라고 했다"며 "권 이사장의 발언을 받아들이고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 최민희 위원장이 10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10월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위원장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최 위원장은 저 자리에서 우리 상임위를 진행할 자격이 없다"며 "최근 최 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들은 권력에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독재자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최 위원장의 발언에 "언론의 자율적인 판단 자체를 부정하는 인식이 다 들어있다"며 "'선택적으로 찍으니까 나가라.' 그러면 언론이 선택적으로 찍지 최 위원장 지시대로 찍나. 최 위원장 구미에 맞는 대로 찍어야 올바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최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두 가지다. 첫째는 국감 기간 중 자녀 결혼식을 치르면서 피감기관에 화환과 축의금을 요청했다는 의혹이다. 둘째는 지난 20일 MBC 보도본부장에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을 다룬 보도가 편향됐다며 퇴장을 명령한 일이다.

최 위원장은 전자에 대해서는 "꼼꼼히 챙길 시간이 없었다. 더 조심하겠다"라며 일단락시켰다. 반면, 후자에 대해서는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MBC의 개별 보도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게 한두 번인가. 그땐 왜 침묵했나"라며 되레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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