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인하 시점 내년 1분기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한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고환율 등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한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24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나머지 2명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신성환 위원은 지난 8월 28일에 이어 이날에도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회의 결과는 지난 8월 금통위 회의와 비교해 금리인하 의견이 다소 줄었다. 금통위 내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의 인하 대 동결 의견은 지난 7월 10일 4대2에서 8월 28일 5대1로, 이날 다시 4대 2로 변화했다. 서울 집값 과열과 고환율 등을 이유로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위원이 1명 늘어난 것이다.

경기 둔화 압력이 누적되고 있음에도 금통위가 금리를 다시 동결한 배경에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재차 불거진 집값 상승 압력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고강도 대출 규제를 담은 6.27 대책발표 이후 꺾이는 모양새를 보였던 집값 상승세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전 대비 0.54% 올랐다. 문재인 정부 당시 2018년 9월 2주(0.45%)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울 25개 전 자치구가 모두 상승한 가운데 수도권 아파트값도 전체적으로 0.25%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주택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되지 않는 한 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통화정책 완화 출구가 한은의 물가안정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과 외환시장 안정까지 함께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데, 불과 한 달사이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시장 반응을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8월 금통위 당시 일시적 부동산 가격안정 시점에도 실시하지 못했던 금리인하를 11월에 단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내년 1분기,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안정되는 시점에서 금리인하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추가 인하 시점이 내년 1분기중 지연될 전망"이라며 "내년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와 물가 둔화 흐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확보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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