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농림축산검역본부는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인 가성우역의 국내 유입을 대비해 신속한 정밀진단을 위한 유전자 감별진단 기술을 ㈜메디안디노스틱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가성우역은 염소, 면양 등에서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가축전염병으로, 이 질병에 걸리면 고열, 콧물·눈곱, 침흘림(구내염), 기침(폐렴), 설사(위장염)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대부분 폐사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몽골 등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어, 국내 유입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검역본부는 가성우역의 국내 유입을 대비해 가축전염병 진단키트의 제조 경험이 풍부한 메디안디노스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2023년 말 가성우역 유전자 감별 정밀진단 키트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은 가축전염병이기에 ‘시제품 임상 효능 평가’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바이러스를 도입하고 임상실험을 진행, 올해 10월에 유전자 진단키트 제조 허가를 취득했다.
기존에 해외에서 쓰는 진단키트의 경우 가성우역 4가지 유형 중 한 유형이라도 있는 경우 양성으로 인지해, 가성우역으로 판단할 수는 있지만 어떤 유형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키트는 가성우역 여부를 판단하는 기능은 동일하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높은 Ⅳ형(아시아지역 유행 유전형) 유전자를 추가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성우역 바이러스가 국내에 발생할 경우 이 키트를 사용해 야외바이러스 감염과 백신접종을 구분할 수 있어, 살처분 최소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기존 진단법인 ‘전장 유전체 분석법(염기서열 분석법)’은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돼 방역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것에서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감별 진단기술은 8시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빠른 방역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정부는 국내에 유입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2024년 말 가성우역 긴급행동지침을 제정했고, 가축방역관과 농가를 대상으로 방역관리 및 예방 방법 등을 홍보 중이다. 올해 12월까지는 긴급 백신을 비축해 만약의 사태에 대한 준비 마칠 예정이다.
김정희 검역본부 본부장은 “가성우역의 국내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백신주와 야외주를 감별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국내 가축질병 방역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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