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금호·넥센 3사 영업익 두자릿수 감소
관세 손실 1150억원 추산…매출 최대치에도 영업익 18%↓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타이어 제조업계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 여파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손실만 1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며, 업계는 북미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가 인상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넥센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 3분기 관세 영향 본격화…수익성 '경고등'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타이어업계의 수익성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관세율이 현행 25%에서 15%로 완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국내 타이어 3사가 입을 손실은 총 1150억 원에 달한다. 한국타이어가 657억 원으로 가장 많고,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각각 약 250억 원 수준이다. 

3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5415억 원으로 전년보다 18.3%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7% 줄어든 4059억 원, 금호타이어는 32.1% 감소한 952억 원, 넥센타이어는 22.8% 줄어든 426억 원으로 예상된다.

역설적이게도 매출은 호조세다. 3사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7조17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5% 급증,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타이어 매출이 1년 새 117% 급증한 5조2908억 원, 넥센타이어도 9.4% 증가한 7749억 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화재 여파로 0.3% 줄어든 1조1111억 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 현지 생산 확대·대형 타이어 중심 재편…가격 인상 단행까지

타이어 업계는 관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 거점 다변화와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 북미 현지 생산을 늘리고,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18인치 이상) 타이어 중심으로 시장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는 관세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판매 가격 인상도 단행했다. 3분기 들어 한국타이어는 제품군별로 5~10%, 금호타이어는 약 7%, 넥센타이어는 7~8%가량 미국 내 판매가격을 인상했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을 연내 마무리해 내년부터 연간 500만 본을 추가 생산, 현지 조달 비율을 25%에서 약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관세율이 낮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해 피해를 줄이고, 최근 재가동한 광주공장의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늘려 연내 하루 4000본까지, 내년엔 연간 220만 본 생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넥센타이어는 북미 공장이 없는 대신 유럽 체코2공장 가동률을 75%까지 끌어올리며 지역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2분기 기준 글로벌 매출에서 유럽 비중이 42%로 가장 높았다. 증권가에서는 넥센타이어가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공장이 없어 관세 민감도가 가장 높지만, 역으로 관세 인하 시 수혜 강도는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25% 관세 가정 시 하반기 400~500억 원 규모의 부정적 효과가 예상되지만, 관세가 15%로 낮아질 경우 영업이익률 개선 폭은 3사 중 가장 클 것"이라며 "7~8%의 판매가 인상과 원가 절감, 유럽 공장 증산 등을 고려하면 관세 이슈만 해소되면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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