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자 대출 3조 8천억 증가, 감소한 고소득·중소득자와 대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중소득자 자영업자의 대출이 줄어든 반면, 저소득자 자영업자의 대출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까닭이라는 평가다.  

   
▲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중소득자 자영업자의 대출이 줄어든 반면, 저소득자 자영업자의 대출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까닭이라는 평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확보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대출 잔액은 1069조 6000억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067조 6000억원에서 3개월 새 약 2조원 급등한 셈이다.

자영업자대출 증가의 주 원인으로는 취약계층의 대출 증가가 한 몫 했다. 소득 하위 30%에 속하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올해 2분기 말 141조 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3조 8000억원 확대됐다. 이는 고소득 자영업자와 중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이 각각 7000억원, 1조 2000억원 감소한 점에서 대조적이다. 2분기 전체 자영업자대출 증가분 약 2조원은 사실상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서 비롯된 셈이다.

문제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이 함께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7%로 전분기 대비 약 0.15%p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47%에서 1.34%로, 중소득 자영업자는 3.46%에서 3.25%로 각각 0.13%p 0.21%p 하락했다.

이처럼 취약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캠코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을 운영하고 있는데, 실상 채권매입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새출발기금의 누적 채권매입 실적은 계획 대비 34% 수준에 머물러 있다.

유 의원은 "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취약자영업자의 부채 부담과 부실화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위원회가 새출발기금 제도 개선책을 발표했으나, 현 제도만으로는 급증하는 취약 채무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당국은 새출발기금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보다 과감하고 신속하게 취약자영업자 채무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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