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APEC CEO 서밋 환영만찬으로 공식 행사 시작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4대 그룹 총수도 참석
글로벌 기업 CEO들과 회동 통해 글로벌 협력 창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국내 재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APEC CEO 서밋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의장으로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글로벌 경영인들과 교류의 장을 연다.

또 주요 그룹 총수들도 대거 참석해 각 그룹의 기술력과 비전을 알리며 글로벌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인근에 APEC 개최를 알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2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저녁부터 ‘2025 APEC CEO 서밋’의 첫 번째 공식 행사인 환영만찬이 열린다. ‘APEC CEO 서밋’은 전세계 GDP의 61%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의 정상들과 글로벌 기업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아젠다를 논의하는 자리다. 

APEC CEO 서밋 의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맡았다. 최 회장은 28일 ‘퓨처 테크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AI(인공지능) 생태계 관련 전략을, 29일 개막식에서는 개회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APEC CEO 서밋에서는 1700여 명의 국내외 경제 리더가 참석하고, 글로벌 현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도 경주로 항해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빛낸다.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은 따로 기조연설이나 공식 세션에는 나서지 않지만 각국 주요 인사 및 글로벌 기업 CEO들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APEC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과 리더십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재명 대통령도 직접 개회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와 재계가 함께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SK 제공


◆글로벌 협력 기회의 장…젠슨 황 행보 ‘주목’

특히 이번 APEC에서 기대를 모으는 것은 글로벌 협력이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AI에 강점을 가진 기업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최대 수요처다. 엔비디아는 내년에 AI 가속기 ‘루빈’을 출시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APEC에서 직접 만나 협력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 외에도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CEO,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이 참석하는 만큼 이들 기업과 한국 기업 간의 기술 협력 논의도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29일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만찬도 예정돼 있다. 이 자리에는 4대 그룹 총수는 물론 마스가 프로젝트 협력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간 산업·기술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되는 동시에 한미 관세협상을 후방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


◆정기선·장인화 회장, 기조연설 기술력 알린다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APEC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에 나선다. 

정기선 회장은 지난 27일 미래 조선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APEC CEO 서밋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조연설을 맡아 혁신 기술을 통한 조선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정기선 회장은 “미 해군의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 등 미국의 새로운 해양 정책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HD현대는 첨단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의 해양 르네상스를 위한 든든한 파트너로 여정에 함께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장인화 회장은 30일 ‘지속가능한 글로벌 공급망’을 주제로 저탄소 철강 전환과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안을 발표한다. 기조연설 이후에는 탄소 배출량 보고 및 검증 표준화, 녹색 인프라 투자 확대, 재생에너지 의무 조달 등을 중심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장인화 회장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를 알리면서 포스코가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APEC CEO 서밋에서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기술력과 혁신 역량, 미래 비전 등을 세계 무대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가·금융권서도 대거 참석…“소통 강화”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등 유통그룹 총수들도 APEC CEO 서밋에 참석해 글로벌 기업인들과 유통산업 혁신 및 디지털 전환 등을 논의한다. 

신 회장은 행사 기간 각국 정상 및 글로벌 경영인들과 면담을 통해 경제 협력 및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모색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한채양 이마트 대표도 29일 오전에 열리는 APEC CEO 서밋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와 허서홍 GS리테일 대표, 박대준 쿠팡 대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등 주요 유통기업 CEO들은 ‘유통 퓨처 테크 포럼’에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글로벌 기업인 및 전문가들이 함께 유통산업의 발전을 위한 ‘경주 선언’을 채택했다. 유통산업 혁신이 생활 향상과 경제 발전을 선도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함께 추진할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3대 축으로 인공지능(AI) 전환, 친환경, 국제표준 협력을 정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등 4대 금융 회장들도 APEC CEO 서밋 개막식에 참석한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외교력을 발휘해 주요국 정책당국과 기관투자자들과의 접점을 넓혀 소통을 강화하고, 투자 기회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4대 금융회장단은 정상회의 기간 주요 금융기관 및 투자사들과 연쇄 미팅을 진행하며, 디지털 금융 및 인프라 금융 등 다자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구조가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이번 정상회의와 CEO 서밋은 글로벌 금융외교력을 발휘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며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구축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단순한 해외 영업 확대가 아니라 자본 및 프로젝트 동반투자 확대를 성장전략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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