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거래 채널 확보, 롤백 시스템 구축 등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등 해외주식의 주간거래가 1년 2개월여만인 4일 다시 재개됐다.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해외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 미국 등 해외주식의 주간거래가 1년 2개월여만인 4일 다시 재개됐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8곳은 이날부터 해외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는 국내 투자자가 한국의 낮 시간대인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미국 주식을 거래하도록 지원한다. 

해외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재개된 건 지난해 8월 5일 이후 1년 2개월만이다.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던 ‘블랙먼데이’ 당시 한국에서 주간거래 처리 업무를 독점했던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이 접수된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서비스 중단의 발단이 됐다. 당시 취소된 거래 규모는 6333억원 수준이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갖추는 등 재발 우려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같은 달 16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일괄 중단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재개 때 투자자 보호 장치들을 마련했다. 주간거래는 △복수 거래 채널 확보 △롤백 시스템 구축 △충분한 사전 테스트 등 거래 안정성 확보를 전제로 재개된다.

먼저 메인과 백업으로 2곳 이상의 미국 현지 브로커를 두도록 복수 체계를 갖췄다. ATS와 브로커 모두 복수 체계를 갖춤으로써 메인 ATS나 브로커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백업 ATS와 브로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블루오션 말고도 ‘브루스’(Bruce)와 ‘문’(Moon)이라는 또 다른 신생 미국 ATS들과도 계약을 맺었다. 블루오션도 신규 시스템을 도입해 처리 속도와 거래 용량 등을 개선한 상태다.

여기에 각 증권사가 거래 오류가 발생하면 거래를 취소하고 투자자의 잔고를 최대한 빨리 복구할 수 있도록 하는 ‘롤백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아울러 유동성 부족이나 가격 왜곡 가능성 등 주간거래 위험성에 대한 투자자 사전 안내를 강화하고, 증권사 자사 시스템 오류로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면 명확한 보상기준 절차를 마련하도록 했다. 또 증권사별로 장애 유형별 시나리오를 구체화해 대응 매뉴얼을 구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ATS를 통한 거래인 만큼 유동성 부족이나 가격 왜곡 가능성이 클 수 있다”면서 “증권사들의 안내 사항 등을 꼼꼼하게 숙지한 후 급변장 대응에 한정해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기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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