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글로벌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배터리 업계 전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규제와 산업변화, 환경 등에 따라 수요가 커지면서 미국과 유럽 외의 신흥 시장에서도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의 실적에서도 ESS가 주효했던 만큼 생산 라인 전환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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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ESS 수요는 전년 대비 약 54% 증가할 전망이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글로벌 ESS 설치 용량은 올해 230GWh를 넘어설 예정이다.
이는 전력 계통 안정화와 신재생에너지 연계용 대형 프로젝트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대형 태양광 발전소와 연결된 ESS 수요가 집중되고 있으며 아시아와 중남미 신흥국에서도 전력수급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 주도형 프로젝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장기적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2035년까지 연평균 11.5%씩 성장해 약 250억 달러(약 34조 원)를 상회하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전력 저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배터리 단가가 낮아지면서 기존 전력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일수록 ESS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0년대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던 것처럼 향후 10년은 ESS 투자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흥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유럽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함께 전력 저장 수요가 동반 성장하고 있으며 독일과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가정용 및 산업용 ESS 투자가 활발하다. 중국은 내수 중심으로 대규모 ES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인도·브라질·동남아 등도 정전 위험 완화와 전력 품질 향상을 목표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국내3사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분기 실적에서 가장 먼저 ESS 생산 전략을 취한 LG에너지솔루션이 호실적을 중요도가 부상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손익의 경우 ESS와 소형 사업 출하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절감 노력 등이 반영돼 북미 생산 보조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초부터 오창공장에서 LFP(리튬, 인산, 철) 기반 ESS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선제적으로 북미 시장에 대규모 공급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LFP ESS를 양산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삼성SDI도 ESS 역량을 강화한다. 삼성SDI는 4분기부터 미국 관세정책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도 유럽 전기차 시장 및 미국 ESS 시장의 성장세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ESS의 경우 현지 생산 체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지난 10월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내 합작법인인 SPE에서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기반 배터리 라인 가동을 시작하고 ESS용 배터리의 현지 양산을 본격화했다. 또한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LFP 라인 배터리 라인 전환을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GWh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SK온은 유럽 재생에너지 업체와 협력해 장기 ESS 배터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히 고체전해질 기반의 ESS 셀 개발에도 투자를 늘려 제품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SK온은 2026년 하반기부터 LFP ESS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 라인으로 전환해 현지 생산 체계를 빠르게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3사는 이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ESS 확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며 “국가별 설치 인허가 규제와 전력망 구조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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