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마이크로니들·패치형 제형 개발…투여 훨씬 용이해
일동제약,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중…주사 거부감있는 환자 공략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비만 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사제 중심의 치료 옵션을 넘어 다양한 제형과 새로운 투여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매주 또는 매일 주사를 맞는 불편함을 줄이고 환자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패치형·마이크로니들·경구용 제품의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제약업계는 차세대 비만 치료제 패러다임이 ‘편의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사진=Pexels


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주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장기 지속형 제형과 비주사용 대체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양사는 투여 간격을 한층 늘리는 기술을 통해 환자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약을 맞아도 되는 새로운 제형을 연구 중이다. 이러한 기술은 장기 복용이 필요한 비만 환자의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국내 제약사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주사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마이크로니들과 패치형 제형을 활용한 비만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세한 바늘을 통해 약물을 피부로 전달하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통증이 거의 없고 환자가 스스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웅은 자체 약물전달 시스템(DDS)과 결합해 피하주사 대비 흡수율과 효능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 불편을 줄이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대웅제약은 “비만 치료제부터 성장호르몬, 보툴리눔 톡신 등으로 확장 중이며 향후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혁신 제형 분야의 글로벌 사업화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동제약은 경구용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일동제약의 자회사 유노비아가 발표한 임상 1상 톱라인 결과에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면서 경쟁력을 보였다.

경구용 GLP-1 제형은 이미 노보 노디스크가 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 버전을 상용화한 전례가 있지만 일동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자체 후보물질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경구 제형은 주사제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높은 환자층을 공략할 수 있어 향후 시장 확대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GLP-1 계열 약물은 체중 감소 효과와 함께 혈당 조절, 심혈관 개선 등 다중 효능이 확인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다만 주사 투여의 불편함이 여전히 남은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경구용 등 제형 혁신이 비만치료제 시장의 다음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의 향후 주요 경쟁의 초점은 ‘복용 편의성’과 ‘지속 효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 복용이 필요한 비만 환자에게는 투여 편의성이 곧 치료 지속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투여 간격이 길거나 복용이 간편한 환자 그룹에서 더 높은 치료 순응도와 체중 감량 효과가 보고됐다.

한편,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는 "비만 치료제는 글로벌 빅파마가 선점한 시장"이라며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고 기술 혁신이 계속되는 만큼 후발주자에게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전망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규모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업계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제형기술과 자체 후보물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기술적 차별화가 핵심이며, 단순 복제 전략은 한계가 명확하다”며 “환자 중심의 복용 경험 개선이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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