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앞두고 가계대출 문턱 더 높아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 코스피 랠리에 올라타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은행 예치금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66조3718억원으로 집계됐다./사진=김상문 기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766조3718억원으로 집계됐다. 9월말(764조949억원)보다 한 달 사이 2조2769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6월(6조7536억원)과 비교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가계대출을 견인해왔던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1조2683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가장 적은 증가폭이다. 전세자금대출은 5384억원으로 전월(-344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이는 6.27 가계대출 규제와 9.7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책의 영향이다.

반면 신용대출이 크게 늘며 가계대출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8598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519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담대가 막히자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신용대출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향후 가계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연말을 앞두고 은행들이 연간 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대출 공급을 죄면서 특히 주담대와 신용대출 심사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당국은 은행들이 대출 총량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내년 대출 허용 한도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4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14로 집계됐다. 전분기(-28)보다 개선된 수치이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어 강화된 대출 심사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한다. 가계 주택대출(-28), 일반대출(–19)은 특히 심사가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나타냈다.

이미 은행들은 대출모집인 채널 차단, 지점별 한도 축소, 고정금리 위주의 상품 재편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올해 실행분에 한해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초과한 상황에서 추가 대출 취급은 사실상 어려운 구조로 연말까지 보수적인 대출심사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41조1873억원으로 전월(669조7238억원) 대비 28조5365억원 급감했다. 최근 코스피 랠리가 이어지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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