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지 기자]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전기차 강자 테슬라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판매는 빠르게 늘며 역대급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브랜드 간 주력 모델 교체와 판촉 경쟁도 가열되는 모습이다. 연말을 앞두고 누가 최종 왕좌를 차지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수입차 등록대수는 24만9412대로 전년 동기(21만5980대) 대비 15.5% 증가했다. 지난 10월 신규등록은 2만4064대로 9월(3만2834대)보다 26.7%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달(2만1249대)보다 13.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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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W 5시리즈./사진=BMW 제공 |
◆ BMW·벤츠 '양강' 구도 속 테슬라 맹추격
브랜드별로는 BMW가 10월 6177대를 판매하며 월간 1위를 차지했다. 1~10월 누적으로는 6만4015대를 기록해 25.67% 점유율로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전년 동기(6만585대)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주력 모델 5시리즈는 누적 1만9989대가 판매돼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MINI 브랜드를 포함하면 그룹 전체 점유율은 약 28% 수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0월 5838대를 판매하며 2위를 유지했다. 1~10월 누적 5만4121대로 21.70%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5만4475대) 대비 0.6% 감소했다. BMW와의 누적 격차는 약 1만 대 수준이다.
테슬라는 10월 4350대를 판매하며 3위를 기록했다. 앞서 7월(7357대), 8월(7974대), 9월(9069대)에는 세 달 연속 월간 1위를 차지하며 전기차 중심의 수입차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1~10월 누적으로는 4만7962대를 기록해 19.23%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 동기(2만4880대) 대비 92.8% 급증한 수치다. 2위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격차는 6200여 대에 불과하다.
테슬라 판매 급증의 배경에는 지난 5월 출시된 '모델Y' 신형 효과가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월 1000~2000대 수준에 머물던 판매는 4월 1447대에서 5월 6570대로 급증했다. 10월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도 테슬라 Model Y Long Range가 2424대로 1위를 차지했고, Model Y 일반 모델(1288대)도 4위에 올랐다. 모델 그룹 기준으로도 Model Y는 3712대로 1위를 기록했다.
◆ 브랜드별 격차 미미…연말 순위 변동 가능성 '촉각'
남은 두 달간 순위 변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BMW는 상반기 내내 월간 판매 1위를 유지했지만, 7월(6490대)·8월(6458대)에는 테슬라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바 있다. 그럼에도 누적 기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위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격차는 약 1만 대 수준이다.
벤츠는 3월(6762대)에는 월간 1위를 기록했으나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7월(4472대), 8월(4332대)에는 모두 3위로 밀리며 점유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9월(6904대)과 10월(5838대)에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테슬라와의 격차가 6200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연말 프로모션과 재고 물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2위 추격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3강 구도 못지않게 4위 경쟁도 뜨겁다. 렉서스는 1~10월 누적 1만2855대로 4위를 차지했으며, 볼보(1만1929대)가 바짝 뒤를 쫓고 있다. 두 브랜드 간 격차는 926대에 불과하다. 이어 아우디가 9574대를 판매해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차 부재로 부진을 겪었던 아우디는 올해 역대급 신차 라인업을 발표, 뚜렷한 판매 회복세를 기록하면서 연간 1만 대 고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풀·마일드 포함)가 1~10월 누적 14만1726대로 56.8% 점유율을 기록하며 가장 많았다. 전기차는 7만3288대(29.4%)로 전년 동기(4만1592대) 대비 76.2% 급증했다. 반면 가솔린은 3만1700대(12.7%)로 전년(5만3070대)보다 40.3% 줄었고, 디젤은 2698대(1.1%)로 60% 급감했다. 내연기관의 퇴조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월에는 긴 추석연휴로 수입차 신규 판매가 전월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연말은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브랜드 간 격차가 크지 않아 남은 두 달간 판매 추이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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