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2조8455억원, 영업이익 2245억원 ‘사상 최대’ 경신
핵심 사업 안정적 성장세 유지, 성장 사업 부문도 실적 뒷받침
대만 매출 급성장에 투자액 확대…“쿠팡 글로벌 확장 교두보로”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대만’이 쿠팡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떠올랐다. 쿠팡이 신사업 부문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국내 이커머스 사업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만 사업 매출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확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대만 사업이 세 자릿수(triple-digit) 성장률을 기록하며 신사업 부문 전체를 견인한 것. 한국에서 검증된 '로켓배송'과 물류 인프라 투자라는 성공 방정식을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 대만 타오위안시 쿠팡 2호 풀필먼트 센터 전경./사진=쿠팡 제공


5일(한국시간)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12조8455억 원(92억67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45억원(1억62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1.5% 급증했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11조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활성 고객 수는 2470만 명으로 전년대비 10% 증가했으며, 고객 1인당 매출도 7% 상승했다.

눈에 띄는 것은 신사업 부문 성장세다. 대만·파페치·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이 포함되는 성장 사업(Developing Offerings) 부문 3분기 매출은 1조7839억 원(12억87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1% 급증했다. 특히 대만 사업의 경우 세 자릿수(triple digit) 매출 성장률을 달성하며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에서는 긍정적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연간, 분기 성장률 모두 크게 성장했다”면서 “최선의 고객 경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한 결과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 냈고, 더 높은 유입률과 유지율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은 한국 리테일 사업 초기 구축 단계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면서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대만 사업은 상품군 확대와 자체 라스트마일 물류 구축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닮은꼴 대만, 글로벌 확장 교두보 낙점
쿠팡은 지난 2021년 7월 퀵커머스 시범사업을 시작하며 대만에 진출했다. 2022년 10월에는 첫 풀필먼트센터(Fulfillment Center)를 가동하고 본격적으로 ‘로켓배송’을 이식했다. 이후에도 대만 내 로켓배송 인프라와 현지 공급망 강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2023년 11월에는 두 번째 풀필먼트센터를 개소했으며 현재 제3 풀필먼트센터 설립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대만 누적 투자액은 약 5000억 원에 육박했으며, 올해 성장사업 투자 확대 계획에 따라 3000억 원대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쿠팡의 대만 사업은 한국에서 증명한 ‘성공 방정식’을 착실히 따르고 있다. 대규모 물류 투자를 통해 배송 시간을 단축한 ‘로켓배송’으로 고객 경험을 확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와우멤버십’ 가입을 유도해 소비자를 플랫폼에 ‘록인’하는 전략이다. 다만 대규모 투자 비용으로 인해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업 초기에는 영업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는 “3분기 성장 사업 부문 조정 EBITDA는 2억9200만 달러 손실로, 주로 대만 사업 성장 모멘텀을 지원하기 위해 증가했다”면서 “대만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며 올해 연간 손실액이 9억5000만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대만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쿠팡이 대만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대만 시장 특성이 한국과 닮았기 때문이다. 대만의 1인당 GDP는 약 3만8000달러로 한국을 앞서는 수준이며, 인구밀도도 1㎢당 650명으로 한국(520명/㎢)보다 높다. 특히 한국처럼 아파트 중심 주거 문화가 정착돼 있어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생활권)’ 구축에 유리하다.

반면 대만의 이커머스 시장은 한국과 비교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대만의 이커머스 침투율(전체 소매매출에서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11.5%로 한국(33.7%)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시장 분석기관 스태티스타는 대만 이커머스 시장이 2023년 84억1000만 달러에서 2029년 122억4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등 성장세도 가파르다. 앞서 쿠팡이 사업을 철수했던 일본과 달리 쿠팡과 경쟁할 만한 거대 이커머스 업체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대만에서) 아직 초기지만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3P 마켓플레이스 사업도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상품군을 크게 확대해 소비자에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제공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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