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김현지 인사기록카드, 오전에 대통령실에 요청"
채현일 "법률비서관 역임한 주진우, 이해충돌 소지 매우 커"
주진우 "김현지 의혹 집중 제기하니까 민주당이 '입틀막' 해"
국힘 송언석, 민주 이기헌 '배치기' 몸싸움...이기헌은 "유감" 표명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 끝내 불출석했다. 이날 국감의 최대 쟁점이었던 김 부속실장의 불출석을 놓고 시작부터 여야 간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운영위가 6일 대통령비서실을 비롯해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등 기관 증인은 출석했다.

하지만 여야가 그동안 출석 여부를 두고 격렬하게 충돌해온 김 부속실장은 결국 여야 간 합의 결렬로 국정감사장에 나오지 않았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 부속실장을 고리로 이재명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정쟁을 벌일 것이라는 이유로 출석을 반대해 왔다. 다만 출석하더라도 오전 질의에만 참석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거부했다.

이날 김 부속실장에 대한 공방은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의 인사기록 제출 요구로 시작됐다. 박 의원은 “행정안전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사전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국회증감법이 우선한다고 하니 김 실장의 인사기록카드는 제출돼야 한다. 오늘 오전에 대통령비서실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오늘 국감 대상은 이재명 정부 대통령실의 5개월도 있지만,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3년도 포함된다”며 “이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역임한 주진우(국민의힘) 의원께서 앉아있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설전으로 정회된 직후 이른바 '배치기'를 하며 충돌하고 있다. 2025.11.6./사진=연합뉴스

그러자 주 의원이 “제가 김 실장과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니까 민주당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입틀막’하는 것에 대해서 강력히 항의한다”고 했고, 민주당 측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또 주 의원은 “제가 대통령실 그만둔지 1년 6개월이 지났고, 작년에도 이미 국감에 참여했다”며 “어디다 이해충돌 얘기하나. 그렇게 김현지를 보호하고 싶나, 말이 되는 얘기를 하라”고 거세게 항변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측에서 동시에 고성이 나왔다. 

이에 김병기 운영위원장(민주당 원내대표)은 “원할한 의사진행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정회하겠다. 정회할까요”라며 “이렇게 계속 정쟁으로 감사가 되는게 옳을까요”라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다시 항의하기 시작했고, 민주당 측에서도 고성이 이어졌다. 

결국 김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고,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국감은 1시간여 만인 오전11시쯤 정회됐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정회 선포 직후에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배치기'를 하는 등 몸싸움까지 일었고, 여야가 장외에서 각각 회견을 여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30여분 뒤 국감이 재개됐지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이 이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도 요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회 후 회의장 문을 나오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다가오더니 그대로 몸을 부딪쳤다. 국회선진화법 이후 어떤 물리적 접촉이나 폭력 행위도 금지됐으나, 불행히도 오늘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이 있는 운영위 회의장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원활하게 의사진행이 어렵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엄격하게 국회법을 적용하도록 하겠다"며 "불미스러운 그 일이 진실 공방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정보위원회 국감이 있어 급하게 나가고 있었는데 제 앞에 송 원내대표가 있었다. 뒤돌아서서 몸을 던진 건 송 원내대표"라면서도 "그럼에도 운영위 진행 관련 이러한 일로 소란을 벌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점심 무렵에야 시작된 본 질의에서도 김 부속실장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이어졌다.

   
▲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참석 증인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5.11.6./사진=연합뉴스

이날 국감이 시작되기 전 업무보고에서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재명 정부와 대통령비서실은 탄핵이라는 비극 속에서 치러진 선거로 인수위도 없이 맨바닥에서 출범했다”며 “취임 당시 당장의 업무에 필요한 필기도구와 컴퓨터는 물론 직원 1명 없어 인수인계조차 불가능했던 대통령실은 실로 무덤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오로지 민생경제, 사회, 외교, 안보 등 국가 모든 영역에 걸쳐 겹겹이 쌓인 복합 위기였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발생한 내란과 불법계엄으로 민생경제는 무너졌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향해 있었으며, 사회 전반에는 깊은 갈등의 골이 생겼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지난 5개월 동안 대통령비서실 전 직원들은 국민의 뜻을 침로로 삼아 대통령을 보좌하며 무너진 나라의 기초부터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특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경주시민과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세계의 경제 교류·협력 논의를 주도하면서 'APEC 2025'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미래지향적인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3대 강국’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고 했다.

이어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하여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새롭게 성장하고 도약하는 발판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강 실장은 “전 정부의 실패한 재정 운용을 극복하고 책임 있고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면서 “더 이상 국가 시스템 부재로 귀중한 국민의 생명을 잃는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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