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내내 '인버스' 담은 개인들…"여전히 주도주 사야" 진단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지난 5일 소위 '검은 수요일'을 맞아 폭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로 코스피 4000선을 사수했다. 우리 증시가 아직 고점을 친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개미들의 상당수는 증시 역방향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 반면 여전히 추가상승을 노리는 지수 상품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지수 방향성에 대한 논리가 극명하게 양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국내 증시가 지난 5일 소위 '검은 수요일'을 맞아 폭락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매수로 코스피 4000선을 사수했다./사진=김상문 기자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돌연 급락한 국내 증시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최근 들어 단일 종목 못지 않게 격렬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온 터라 지수의 흐름을 정방향이나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져 있는 상태다.

코스피 지수가 4000을 넘어 4200까지 넘겼던 지난 4일까지도 개인 투자자들의 상당수는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상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영역까지 지수가 올라온 만큼 조정을 받을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그 결과 국내 증시가 '검은 수요일'을 맞았던 지난 5일 기준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은 ‘KODEX 200선물 인버스2X’이었다. 흔히 '곱버스'로 잘 알려진 이 상품은 코스피200선물지수의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2.8% 급락하면서 곱버스 상승률은 5.3% 수준에 달했고, 거래대금은 약 1조580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올해 전체를 놓고 봐도 개인 투자자들은 유독 인버스 ETF에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 지난 1월부터 11월 5일까지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역시 똑같은 곱버스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뒤로도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 등의 순서가 이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연중 내내 꾸준히 인버스를 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난 5일 하루만으로는 유의미한 수익을 냈다고 추정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5일 하루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정방향' 상품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5일 하루에만 'KODEX 200 레버리지'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 각각 1452억원, 602억원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그 뒤로는 KODEX 200(503억원), KODEX 코스닥150(236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233억원)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비록 하루동안 장이 폭락하긴 했지만 결국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본 개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대다수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 '검은 수요일' 하락을 추세적 전환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6일 내놓은 '긴급진단' 보고서에서 "과거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 발동 이후 직전 수준 회복까지 평균 21.1일이 걸렸다(팬데믹 제외하면 26.3일)"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코스피 지수의 상승 요인들이 건재하며, 유동성이 증가하고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의 충분조건인 글로벌 경기는 확장 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김 연구원은 "여전히 주도주를 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주도주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 업종"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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