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정기예금 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에 1년 만기 기준 3%대 예금은 완전히 사라졌고 시중은행과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67%로 전월 대비 0.16%포인트(p) 하락했다. 연 3.96%를 기록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29%p 낮아진 수치다.

   
▲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등으로 수신을 늘릴 유인이 사라지면서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년 만기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 조흥저축은행의 정기예금으로 각각 연 2.9%다.

모아저축은행의 ‘생일축하 회전 정기예금’은 2.85%, 스마트저축은행의 ‘e-로운 정기예금’ ‘e-정기예금’은 2.81%를 제공하고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 예가람저축은행의 ‘e-The프리미엄 회전정기예’, 한화저축은행의 ‘Mymo 회전정기예금’, 대한·더블·동양·센트럴·안국·오투·참·청주·평택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 2.80%로 뒤를 이었다.

은행과의 격차도 줄어들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12개월 만기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평균 연 2.65%로 저축은행과 금리 차가 불과 0.2%p에 그친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p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하는데 기준금리 인하와 더불어 대출 영업을 위한 자금 마련 유인이 낮아지면서 금리를 인하하는 분위기다.

특히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당분간 예금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연구소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25%로 0.25%p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 부실 등에 따른 연체율 악화로 저축은행들이 대출 확대보다 건전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7.53%로 지난해 말보다 0.99%p 낮아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연말까지 연체율을 5~6% 수준으로 낮추라고 주문한 만큼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더 힘쓸 방침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도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전 금융권을 합산해 차주의 연 소득 100% 이내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신용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에는 연 소득의 최대 2배까지 한도가 허용됐다.

이후 저축은행들은 6.27 대출 규제 시행 후 기존 연 소득의 1~2배까지 내주던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였고, 저축은행별 신용대출 승인율은 기존보다 50%에서 많게는 80% 이상 급감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와 규제 등으로 대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할 경우 대출 이자 수익보다 예금 이자 비용이 많아지는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인하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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