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윤활유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 확보
정유·석화와 달리 꾸준한 수요 바탕으로 영업이익 실현
고성능 제품·액침냉각유 통해 사업 성장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정유업계의 윤활유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유 부문이 국제 정세 영향으로 변동성이 심한 상황에서 수익 구조 다변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활유 사업에서는 앞으로도 고성능 제품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AI 시대 전환에 맞춰 냉각 관련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 정유업계가 3분기 윤활유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사진은 HD현대쉘베이스에서 운영하는 윤활기유 공장 전경./사진=HD현대오일뱅크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는 3분기에도 윤활유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에서 3분기 영업이익 1706억 원을 기록해 정유 4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2.1% 소폭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26.7% 증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이어 GS칼텍스가 윤활유 사업에서 139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수치다. S-OIL도 윤활유 사업 영업이익 133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13.1% 감소했으나 정유 사업 영업이익 1155억 원보다 높아 윤활유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입증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윤활유 사업에서 49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어났다.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라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정유 4사 모두 견조한 수익성을 보였다. 특히 윤활유의 경우 정유 사업과 달리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영업 실적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정유사들이 영위하는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글로벌 경기 영향에 따라 수익성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하지만 윤활유의 경우 공업용·산업용·자동차용 등 명확한 수요처가 있기 때문에 꾸준하게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윤활유는 가격 변동이 크지도 않고 경기 변동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분기별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등락은 있지만 수익성이 흔들리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성능 제품 개발 한창…친환경·데이터센터 등 미래 수요 확보

정유업계는 윤활유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성능 윤활유를 개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고성능 윤활유는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제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자동차용 윤활유의 경우 수명이 길어지고 연료 효율이 향상된 윤활유를 개발하고, 전기자동차 전환에 발맞춰 전기자동차용 윤활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윤활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생분해성 윤활유를 비롯해 폐윤활유 활용한 고급 윤활유 제조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앞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는 액침냉각유다. 액침냉각유도 윤활유의 한 종류로, 데이터센터 확산과 함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대 전환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지속적으로 건설될 전망인데 발열이 많은 장비 특성상 냉각이 필수다. 현재는 공랭식이 주로 활용되는데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액침냉각유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액침냉각유에 장비를 직접 담가 열을 낮추는 방식으로 공랭식 대비 효율이 좋고 전력 소비도 줄일 수 있다. 현재 정유사들은 액침냉각유의 미래 수요 확대에 대비해 제품 개발에 한창이며, 이를 통해 사업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윤활유 사업은 정유업체들이 앞으로 더욱 키워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보고 있다”며 “연구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액침냉각유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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