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서울 성수역서 7~9일 첫 오프라인 팝업 운영…오프라인 체험 확대
입장 1시간 전부터 ‘오픈런’…“방문객 관심 발판으로 ‘만능 알리’ 발돋움”
매출·이용자수 급성장하며 이커머스 양강구도 변수로…“신뢰도는 아직”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자, 11초 안에 담으셔야 합니다. 곧 시작합니다. 삼, 이, 일, 시작!” 컵라면과 과자, 물티슈, 기저귀 등이 수북히 쌓인 매대 앞에 서 있던 참가자들은 진행자의 말이 끝나자 분주한 손놀림으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벽면에 크게 박힌 디지털 시계의 숫자가 내려갈 때마다 물건을 잡는 손은 더 빨라졌다. 조급한 마음에 헛손질을 한 참가자는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7일 오전 서울 성수역 3번 출구 앞에서 열린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11초 장바구니 챌린지’ 팝업스토어 앞에는 오픈 한시간 전부터 대기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팝업스토어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되지만, 가장 먼저 줄을 선 방문객은 오전 7시부터 줄을 서는 등 이른 시간부터 오픈런이 벌어졌다. 오전 11시께 입장 등록을 할 경우 약 1시간30분 가량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관심이 몰렸다.

   
▲ 7일 오전 서울 성수동 알리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11초 장바구니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이번 장바구니 챌린지는 알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운영하는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다. 지난 4일부터 온라인에서 진행 중인 ‘11초 장바구니 챌린지’를 오프라인 체험으로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쇼핑 챌린지 트레이닝 센터’라는 콘셉트로 각종 게임을 통해 원하는 물건을 재빠르게 담는 요령을 습득한 뒤, 11초 동안 실제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는 챌린지에 도전하는 구조로 마련됐다. 장바구니에 담은 물품은 선물로 가져갈 수 있고, 다양한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날 오전 팝업에 참여한 20대 정씨는 “알리는 광군제처럼 쿠폰 할인폭이 클 때 주로 이용했었는데, 특가 상품은 금방 품절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마우스로 빠르게 클릭하던걸 손으로 직접 담는 경험이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강동구에서 방문한 50대 이씨는 “쿠팡도 겨우 배워서 쓰는데, 알리는 아직 이용해 본 적이 없다”면서 “(쿠폰 코드로) 할인도 주고 생필품 같은 것도 많이 판다고 하니까 (온라인 사이트에) 한번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은 든다”고 전했다.

   
▲ 서울 성수동 알리 '11초 장바구니 챌린지' 팝업스토어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알리는 이번 팝업으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면서 ‘만능 알리’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알리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을 직구하는 소비층 비중이 커 1인당 구매액이 낮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 왔다. 실제로 알리가 국내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에 육박하는 반면, 이커머스 카드 결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대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알리는 한국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며 단순 해외직구 플랫폼을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23년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알리는 지난해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설립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 했다. 지난해엔 3년간 약 1조5000억 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국내 물류센터 구축에 돌입했으며, 올해 9월엔 신세계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온라인 마트 채널 ‘알리프레시’를 시범 론칭하며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알리 앱의 월간사용자수(MAU)는 올해 6월 기준 900만명을 넘어서며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알리 카드 결제 추정액도 3조6897억원으로 2023년 대비 61% 증가했다.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쿠팡과 네이버쇼핑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C커머스 대표주자로 꼽히는 알리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C커머스가 제품과 서비스 면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신뢰도를 충분히 쌓지 못했고, 저가 물품 등에 구매가 편중돼 있어 단기간에 시장이 잠식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알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오랜 기간 쌓아온 소비자 신뢰를 따라잡는 데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알리가 신선식품에도 진출했지만, 먹거리는 소비자 신뢰가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인 만큼 여전히 국내 업체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 관계자는 “알리는 현재 고객 이용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으며, 국내 소비자 혜택 확대와 셀러(판매자) 상생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수입 협회와 함께 선제적으로 물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유해물질이 발견될 경우 선제적 판매 중단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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