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통령실은 7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원자력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선체와 원자로는 우리가 짓고, 핵연료만 미국에서 받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와 관련한 백브리핑에서 “팩트시트는 양 정상이 논의한 주요 이슈들을 다 커버한다”면서 “우리 얘기는 원자력잠수함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짓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미국이 핵연료 부분을 승인해달라고 한 것이고, 논의 끝에 (승인)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 과정에서 선체를 어디에서 지을 지에 대한 얘기가 있긴 했다”며 “(하지만) 정상 간 대화는 한국에서 잠수함을 짓는 것을 논의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또 원자력잠수함의 규모에 대해 이 관계자는 “90% 고농축 우라늄을 쓰는 버지니아급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다. 그건 미국이 핵무장해서 대양을 가로질러 다닐 때 쓰는 것”이라며 “우리 안보 수요나 지형에 맞는 우리 모델은 20% 이내면 된다고 본다. 그런 연료를 미국에서 사오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적으로 우리가 농축 권한을 갖게 되면 (자체 생산한) 핵연료를 쓸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가격대비 효용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원자력잠수함 수요가 적은데, 소형 원자로를 지어서 연료를 자체 생산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만큼 경제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정부의 방안대로 선체를 우리가 만들고, 핵연료를 미국에서 구입할 때 원자력잠수함을 건조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10년 정도 걸린다고 했다. 물론 미국의 협조를 받아 잠수함 건조 기술을 협력 받으면 좀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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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2025.10.29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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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번주 안으로 예상되던 한미 간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선 “미국 정부 시스템상 유관부서 간 텍스트 리뷰 과정이 있고, 일부 부서에서 의견수렴에 대한 수요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 때 안보 파트의 문구는 성안됐다. 그대로 발표해도 될 정도였는데 무역 파트가 미진해서 한꺼번에 발표해야 해서 갖고 있었던 것”이라며 “경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이슈가 생겼다. 그래서 추가로 반영된 부분에 대해 실무적인 의견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이번주 안에 팩트시트가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한 것과 관련해선 “한미 간 표현을 놓고 주고받는 단계는 아니다. 그래서 우리 주장대로 간다면 빨리 결정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문안을 놓고 다시 협의해야 한다면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발표 시점을 예단할 수 없고, 우리로선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우리 입장을 관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통상과 관련한 분야에선 문제가 되는 것은 전혀 없다”고 했으며, “지금은 한미 간 합의문으로 정리된 문안을 두고 일부 표현을 두고 넣거나 빼거나 고치자는 협의 중에 있으며, 새 문안을 넣어야 한다면 당장 안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미국 측에서 (새롭게) 구체적으로 온 제안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관계자는 “지금 한미가 진행 중인 협상은 굉장히 무거운 주제를 놓고 벌어지는 큰 규모의 협상이다. 관세협상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지만 안보 분야로 다뤄지는 주제도 우리가 지난 수십년간 추구했으나 잘 안됐던 것이 지금 진전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팩트시트에 들어갈 농축 재처리 권한이나 원자력잠수함 이슈, 동맹 현대화와 국방비 등 많은 이슈들이 각각으로도 엄청나게 거대한 이슈인데,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다뤄지다보니까 문구 조절에 민감해서 마지막까지 난항이 있는 것이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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