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시 대규모 반대매매로 시장 충격 증폭 가능성
[미디어펜=홍샛별 기자]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급증하며 증시를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빚투가 급증하며 증시를 뒤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국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1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2021년 9월 찍었던 종전 최고점(25조6560억원)을 뛰어넘는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보유한 주식 등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200대까지 오르면서 개인들이 레버리지 투자에 적극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주 코스피가 인공지능(AI) 업종의 과대평가 우려로 하락한 상황에서도 개인들은 7조443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들은 7조2638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특히 코스피가 장중 6% 넘게 밀리며 3800선까지 떨어졌던 지난 5일에는 하루 사이 마이너스 통장 잔액이 6238억원이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빚투 증가세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급락장이 올 경우 대규모 반대매매로 시장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용융자로 주식을 산 투자자는 일정 담보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주가가 떨어지면 담보가치가 줄어들어 증권사들이 강제로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주가를 더욱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가져 온다. 과거 증시 조정기에도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해 일반투자자들이 큰 투자 손실을 봤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신용융자는 자본재와 반도체 업종에 집중돼있어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에 따른 해당 업종 가격 하락이 증폭될 우려가 있다"며 "두 업종이 코스피 시가 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도 “최근 무리한 투자를 부추기는 분위기가 조성되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빚투가 과열되는 모습”이라면서 “무리해 빚을 내서 투자를 하는 것은 실패시 개인 재무 건정성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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