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이 여전히 꺾이지 않으면서 현 수준 유지에 무게를 둘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 |
 |
|
| ▲ 한국은행이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김상문 기자 |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7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현재 연 2.50% 수준의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p)씩 금리를 인하한 이후 지난 7월과 8월, 10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금리동결 가능성의 결정적 요인은 과열 조짐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한 데 있다. KB부동산의 10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46% 높아져,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에서도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122)는 전월 대비 10p 상승해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경우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확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달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섣부른 금리인하가 주택 수요를 자극할 경우 기대심리를 부추길 위험이 있는 만큼, 주택시장 안정이 확인될 때까지는 통화정책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은이 지난 11일 발표한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동태확률일반균형(DSGE)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진단적 기대를 적용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한 후 8분기 시점 충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주택가격은 합리적 기대를 가정할 경우보다 56% 정도 높게 상승하고, GDP와 투자, 소비는 8~10% 정도 낮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적 기대는 경제 주체들이 최근의 가격 흐름이나 뉴스에 과도하게 반응해 미래를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심리를 의미한다. 최근 집값이 올랐으니 앞으로도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매수로 이어지며 가격 상승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이러한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주택시장 불안을 심화할시킬 수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주택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가 강할수록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약해지고 오히려 금융불안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부진에 대응한 통화정책 완화시 거시건전성 정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