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은행권이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정기예금 금리를 거듭 인상하고 있다. 대체로 예금금리가 종전보다 0.05~0.15%p 인상됐는데, 최고 연 3.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도 포착돼 눈길을 끈다. 최근 저축은행 최고금리가 3%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등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걸 고려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주식시장으로 향하던 유동자금이 다시금 은행 정기예금으로 재유입될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이날 온라인전용 상품인 'e-그린세이브예금'의 1년 만기 기준 기본금리를 연 2.70%에서 연 2.80%로 0.10%p 인상했다. 이에 우대금리 0.30%포인트(p)를 합산한 최고금리는 연 3.10%로 조정됐다. 이는 은행연합회에 소속된 은행들이 판매하는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다. 아울러 SC제일은행은 이날 친환경 활동을 위한 예금상품 'SC제일 친환경비움예금(만기 1년 기준)' 금리도 연 2.68%에서 연 2.78%로 0.10%p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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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이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힘입어 정기예금 금리를 거듭 인상하고 있다. 대체로 예금금리가 종전보다 0.05~0.15%p 인상됐는데, 최고 연 3.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도 포착돼 눈길을 끈다. 최근 저축은행 최고금리가 3%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등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는 걸 고려하면 대조적이다. 이에 주식시장으로 향하던 유동자금이 다시금 은행 정기예금으로 재유입될지 주목된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카카오뱅크도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0.05~0.15%p 인상해 만기 1년 기준 최고금리를 기존 연 2.70%에서 2.85%로 상향조정했다.
대형 시중은행도 최근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최근 예금금리를 약 0.05~0.15%p 인상해 연 2.70~2.80%를 형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이 연 2.80%를 기록해 가장 높고,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2.75%,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과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이 각각 연 2.7%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금리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저축은행과 대조적이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OK e-안심앱플러스정기예금6 (변동금리)'과 조흥저축은행의 '정기예금(거제, 통영)'이 최고 연 2.90%를 제공해 가장 금리가 높았다. 또 모아저축은행의 '생일축하 회전 정기예금'이 연 2.85%로 뒤를 이었다.
이에 중앙회가 집계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만기 1년 기준)는 연 2.67%에 불과했다. 최고금리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고금리 혜택을 누리기 위해 저축은행에 자금을 예치한다'는 말도 사실상 옛말이 된 셈이다.
1금융권 은행들의 수신금리가 최근 일제히 상승한 건 시장금리 상승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금융채(은행채, AAA) 1년물 금리는 연 2.793%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저치인 지난 8월 14일 2.498% 대비 약 0.295%p 상승한 수치다.
1년물 금리는 연초인 1월 2일 2.956%를 기록하며 3%에 근접했는데,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8월 당시 2.4%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10월 24일 2.605%로 2.6%대를 회복했고, 이달 3일에는 2.715%로 2.7%대까지 상승했다. 지난 10일 금리는 2.800%를 마크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금융채 금리 상승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까닭으로 보고 있다. 시장 전반에 저금리 기조가 깔려 있지만,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환율 상승 등이 더해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진 까닭이다. 아울러 연말 유동성 방어, 단기 자금 유치 등의 목적이 더해진 점도 금리인상을 부추긴 배경으로 꼽힌다.
반대로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대 등을 계기로 투자 위험 최소화에 나서면서 예금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 이자를 제공해 예금을 유치하고 이 자금을 투자에 활용하는 과거의 영업방식을 지양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소폭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증시 불장 여파로 요구불예금이 급감하고 있는데, 은행들이 자금이탈을 막기 위해 경쟁적으로 금리를 올린 점도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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