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LS그룹이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AI(인공지능) 전환을 맞아 변압기는 물론 북미 시장에서 전력 인프라 사업까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을 통해 북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생산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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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식스솔루션즈 북미 공장 내 변압기용 특수 권선 설비/사진=LS그룹 제공 |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심사는 2개월 이상 소요될 예정이며, LS 측은 내년 상반기까지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어 상장의 필요성과 성장 비전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주주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LS그룹이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북미 시장에서의 생산능력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중 5000억 원 이상을 미국 현지 설비를 증설하는 데 사용해 공급망 대응력을 높일 방침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이미 미국에서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경쟁업체들도 증설에 나서면서 뒤를 쫓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략적 투자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 상장을 추진하고 있디.
◆수요 늘어날 AI·전기차에 선제 대응
특히 AI 전환으로 인해 앞으로의 권선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으로, 이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도 볼 수 있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전기차와 변압기에 들어가는 권선을 생산하고 있다.
AI 전환에 따라 변압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변압기용 권선까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권선 역시 향후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S그룹의 주요 회사들은 이미 4년치 물량을 확보했을 만큼 호황이다. 이 업계도 미국의 관세 장벽에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주요 경쟁사들 역시 똑같이 관세 영향을 받고 있어 수출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이 변압기, 전선 등 전력기기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은 그룹이 현 시장을 선도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AI 최대 수요국인 미국에서의 생산 설비 증설과 현지 시장 확대가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에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의 기대감도 높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후 에식스솔루션즈의 기업가치가 2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LS전선과 LS일렉트릭을 합쳐 수주잔고가 1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에식스솔루션즈 증설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그룹의 성장 잠재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AI에 대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은 지금이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반발에 설득 나서…“주주와 회사 모두에 이익”
LS그룹은 투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에 반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풀어야 할 과제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이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유발하고, 중복상장에 해당한다며 상장 반대 탄원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LS그룹 측은 소액주주연대 측의 주장에 대해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이 투자를 통해 이익으로 창출되면 지주사 실적에 기여할 수 있고, 중복상장으로 보기에도 LS 지주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자사주 소각, 배당금 증액 등 다양한 주주환원책도 펼치면서 주주 신뢰를 쌓아온 만큼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LS그룹은 지난 8월 50만 주의 자사주를 소각했으며 내년에도 50만 주 자사주를 추가로 소각할 예정이며, 배당금 매년 5% 이상 증액 등을 통해서도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LS그룹은 조만간 주주들에게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의 필요성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LS그룹 관계자는 “5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액을 차입금을 통해 조달할 경우 지주사의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고, 이자비용도 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미국 투자는 결국 지주사의 이익으로 연결돼 주주와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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