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 선방 불구 이자 부진…두 자릿수 역신장세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파죽지세 기조를 보이던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 3분기 급격한 역신장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성장이 멈추면서 이자이익 감소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비이자이익이 광폭 성장하며 선방했지만 이자이익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합계는 47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780억원 대비 약 0.1% 성장하는데 그쳤다. 카뱅이 올 3분기 누적 37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전년 동기 3556억원 대비 약 5.5% 성장한 반면, 케뱅은 약 15.5% 역신장한 1034억원에 그쳤다. 

   
▲ 파죽지세 기조를 보이던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올 3분기 급격한 역신장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가계대출 성장이 멈추면서 이자이익 감소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비이자이익이 광폭 성장하며 선방했지만 이자이익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사진=각사 제공


3분기(7~9월) 영업실적은 양사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양사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1306억원으로 전년 동기 1612억원 대비 약 19.0% 줄었다. 카뱅이 전년 3분기 1242억원에서 약 10.3% 감소한 1114억원을 기록했고, 케뱅도 370억원에서 192억원으로 약 48.1% 급감했다. 특히 케뱅은 3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정보기술(IT) 투자 확대와 외형 성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일반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이다"고 밝혔다.

다만 양사의 근본적인 실적 부진은 핵심수익원인 이자이익 악화가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카뱅의 3분기 이자이익은 4922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5188억원 대비 약 5.1% 감소했다. 케뱅의 3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7% 증가한 111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양사의 3분기(7~9월) 순이자마진(NIM)도 카뱅이 1.81%로 전년 동기 2.15% 대비 약 0.34%p 축소됐고, 케뱅이 1.38%를 기록해 전년 동기 2.07% 대비 약 0.69%p 급락했다. NIM은 은행이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차이를 통해 얻는 수익성 지표로, 본업인 예대사업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수단으로 꼽힌다. 

이러한 이자이익 부진은 양사의 여·수신잔액 현황에서 여실히 드러나는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여신잔액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카뱅의 3분기 수신잔액은 65조 7000억원, 여신잔액은 45조 2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신의 경우 요구불과 정기예금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올해에만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여신잔액은 전분기 대비 약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3분기 말 고객 수는 2624만명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만 136만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됐다.

케뱅의 3분기 수신잔액은 30조 4000억원, 여신잔액은 17조 9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수신의 경우 요구불예금이 크게 늘었는데, 파킹통장 잔액이 전년 동기보다 5조원 이상 급증한 12조원을 기록했다. 여신은 기업대출 확대 영향이 크게 작용했는데, 증가 분의 절반을 기업대출로 메웠다는 설명이다. 케뱅의 3분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약 84.1% 급증한 1조 9300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497만명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300만명 늘어났다.  

그러면서도 양사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금융을 확대했다. 카뱅의 3분기 중·저신용 대출잔액 비중은 32.9%, 케뱅은 33.1%를 각각 기록해 목표치 30%를 여유롭게 웃돌았다.  

이자이익 부진과 달리 비이자이익은 양사 모두 광폭 성장 행보를 보였다. 카뱅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27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275억원 대비 약 19.7% 성장했다. 특히 누적 비이자이익은 약 26.7% 급증해 전체 영업수익 중 약 36%를 점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케뱅의 3분기 비이자이익은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0.8% 급증했다. MMF 등 운용 수익 증가, 가상자산 거래 활성화에 따른 펌뱅킹 수수료 확대, 대출비교 서비스 및 플랫폼 광고 수익 확대 등이 어우러진 덕분이다.

자산건전성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카뱅의 3분기 연체율은 0.51%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 0.48% 대비 약 0.03%p 악화됐다. 반면 케뱅의 연체율은 0.56%로 전년 동기 0.88%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2022년 2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에서도 카뱅이 전년 동기 0.44% 대비 약 0.11%p 악화한 0.55%까지 치솟은 반면, 케뱅은 전년 동기 0.84%에서 약 0.30%p 개선된 0.54%를 기록했다.

한편 양사는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 개발, AI 전환 등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카뱅 관계자는 "안정적인 성장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혁신적인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잡겠다"며 "글로벌 진출 확대, AI 기반 앱으로의 진화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 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케뱅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기업대출 중심의 외형 성장, 1500만 고객 확보, 건전성 개선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생산적 금융 실천과 디지털자산 혁신, AI 전환을 통해 성장 속도를 더욱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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