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오후 대통령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까지 7명의 재계 총수와 함께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먼저 한미 통상·안보협상이 타결돼 조인트 팩트시트를 발표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애쓰셨지만 가장 애를 많이 쓰신 것은 역시 여기 계신 분들을 포함한 기업인들이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또 “지금까지 정부와 기업이 이렇게 합이 잘 맞아서 공동 대응을 한 사례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그것은 전적으로 기업인 여러분들 헌신과 노력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 대해 “우리가 뭔가를 새롭게 획득하기 위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협상이었으면 어떤 결과가 나더라도 즐거운 일이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국제질서 변경에 따라 서 불가피하게 우리가 수동적으로 응할 수밖에 없는 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쨌든 좋은 상황을 만들기보다 나쁜 상황을 만들지 않는게 최선이었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며 “남들이 예상하지 못한 성과라면, 방어를 아주 잘 해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친기업, 반기업 이런 소리를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냐”면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첨병은 기업이다. 기업활동에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정말 총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규제 완화, 해제, 철폐든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면 제가 신속하게 정리해나갈 것”이라며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다할 테고, 재정투자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R&D 개발 또는 위험영역에 투자해서 우리 재정이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우리가 인수한다든지, 손실을 선순위로 감수한다든지 이런 새로운 방식들도 저는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험적인 투자를 강하게 할 수 있도록 그런 방식도 동원해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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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2025.11.1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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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대통령은 "제가 세금 깎아 달라 이런 얘기는 별로 안 좋아하긴 한다"면서 "세금을 깎아가면서 사업을 해야 될 정도면 사실 국제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재정수요도 감당해야 된다. (그래서) 그런 것보다 여러분께 필요한 건 규제 같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노동과 경영은 대립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언제부터인가 너무 적대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우리가 한번은 고용 유연성 문제, 고용 불안정에 대한 사회안전망 강화 문제, 재원 조달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터놓고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논쟁을 통해서 일정한 합의에 이르러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일부 걱정되는 측면도 있다”며 “혹시 대미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들을 한다. 그 걱정들이 없도록 여러분이 잘 조치해주실 걸로 믿는다. 또 균형발전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지역, 지방, 지방의 산업 활성화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특히 우리가 대미 금융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는데, 그 부분을 정부와 잘 협의해서 기회로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방법은 다양하게 있을 것 같다. 산업부에서도 아이디어를 많이 내달라”고 했으며, “정부 입장에선 국내기업들이 연관돼서 사업을 하는게 투자금 회수에 훨씬 안정성이 높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재계 총수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총수들은 이 대통령이 우려한 국내투자 및 균형발전 부분에 대한 사업계획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미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저희 기업들은 후속 작업에도 차질없도록 정부와 적극 협조하겠다”며 “국내투자 확대,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벤처기업과의 상생에도 더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9월에 약속드린 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씩 국내에서 고용하겠다. R&D 포함해서 국내시설투자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 저희가 짓는 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짓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국내기업들도 실질적인 경제성장의 과실을 창출하기 위해서 노력을 계속하겠다”면서 “저희는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투자를 계획했다. 하지만 반도체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정 첨단화 등으로 해서 투자비가 계속 증가, 달라지고 있다. 추산컨대 용인 팹에서만 600조원 정도 투자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용 또한 매년 8000명 이상 계속 유지해왔지만 반도체 공장 팹 하나씩 오픈할 때마다 2000명 이상씩 고용아 추가로 늘고 있다”며 “2029년까지 최소 매년 1만4000명에서 2만명까지 고용 효과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트리니티 팹 구축,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협력, 아마존웹서비스 및 오픈AI와 협력해 각각 영남권과 호남권에 AI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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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정기선 HD현대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2025.11.1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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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美관세 15% 대비, 수출지역 다변화·완성차 수출 확대·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구광모 “국내 투자 중 60%를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에 지원, 함께 경재력 높여 성장”
여승주 “대미투자는 새로운 시장 진출...美함정 MRO 수주로 16개 중소업체와 협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이번 관세협상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경쟁력을 보강해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고, “미 관세 15%로 인한 수출 감소 및 국내 생산 위축에 대한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수출지역 다변화 추진, 국내 공장의 완성차 수출 확대, 특히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를 통해 자동차 차량 수출을 2030년까지 현재 대비해서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고, 국내산 차량 해외수출도 현재 218만 대에서 2030년 247만 대까지 늘리고, 전기차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차도 현재 69만 대에서 2030년까지 176만 대로 늘려서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은 “저희는 향후 5년간 예정된 100조원의 국내 투자 중에서 60%를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기술 개발과 확장에 투입해 소재, 부품, 장비 협력사들과 함께 경쟁력을 높이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구 회장은 “다양한 영역에서 쌓아온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산업현장에 AI를 적용해 가고 있다”며 “저희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역량이 함께 올라가야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그동안 협력업체의 설비 자동화, AI 적용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생산성을 올린 사례도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더욱 확산해 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는 글로벌 잠수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거제 옥포조선소를 확장 중이다. 미국에서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데 이어 추가적인 조선사업시설 확장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여 회장은 이어 “한국투자와 미국투자를 통해 양국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생산이 확충됨에 따라 국내 협력사가 동반 성장할 것을 확신한다”면서 “미국에 대한 조선업 투자도 필리조선소에 약 50억 달러, 7조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미국 조선소 인수와 신규 조선소 건설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 회장은 “미국 조선시장에 대한 투자는 국내 생산기반이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국내 조선사업과 기자재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화오션이 최초로 수주한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은 부산, 경남 16개 중소 조선소 및 협력업체와의 컨소시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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