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통 역세권' 단지, 입지 경쟁력 넘어 지역 랜드마크로 부상
[미디어펜=박소윤 기자]단지 출입문을 나서면 곧바로 지하철로 연결되는 이른바 '직통 역세권' 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프리미엄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 편의성이 주거 선택의 최우선 가치로 자리 잡으면서, 단지와 역이 직접 연결된 '문 밖이 곧 역' 구조가 입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주경 투시도./사진=삼성물산

과거에는 '도보 10분 이내'면 역세권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수요자들은 비나 눈이 와도 우산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직통 연결 단지를 선호한다. 지하통로나 브리지 등을 통해 역으로 바로 진입하는 단지는 출퇴근 효율은 물론 보행 안전성과 쾌적성까지 확보해 주거 만족도가 높다. 단순한 이동 시간 단축을 넘어 생활 동선의 질을 높이며 자산 가치 측면에서도 꾸준히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

직통 역세권의 장점은 교통 접근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단지와 역이 맞닿아 있어 유동 인구가 많아지고, 이로 인해 상업시설이 활성화되며 대형마트·병원·문화시설 등 생활 인프라도 자연스럽게 확충되는 경향이 있다. 입주민은 외부 이동 없이 쇼핑·의료·여가 등 다양한 일상 기능을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어 주거의 편의성과 생활의 질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 원베일리(2023년 8월 입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단지 내부 출입구와 연결된 지하 통로를 통해 3·7·9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과 반포지하상가로 바로 이동할 수 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역시 차도를 건너지 않고 접근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6월 72억 원에 거래돼 동일 면적 기준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다. '직통 연결' 입지가 시세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강동구 천호동 '래미안 강동팰리스(2017년 7월 입주)' 역시 5호선 강동역과 직접 연결돼 있다. 단지는 지난 9월 전용 84㎡가 17억1500만 원에 거래돼 지역 최고가를 찍었다. 이와 함께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 롯데캐슬' 등 직통 역세권 단지들도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으며 최고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직통 연결 입지를 단순한 교통 편의성을 넘어 '주거 품질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한다. 출퇴근은 물론 일상 동선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기상 악화 시에도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어 생활 만족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역과 직접 연결되는 단지는 공급 자체가 제한적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희소성과 자산 가치가 더욱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건설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설계 단계부터 역 연결 통로를 반영하는 등 직통 역세권 구조를 적극 도입 중이다. 출퇴근 접근성, 보행 안전, 상업시설 접근성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복합 개발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교통 중심 편의성'을 넘어선 새로운 도시형 주거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통 역세권 단지는 이미 완성된 입지이자 향후 도시 개발의 중심축으로 평가된다"며 "한정된 입지 특성상 향후 신규 공급은 드물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프리미엄 가치 또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가운데, 단지와 지하철역이 연결된 신규 단지가 공급을 앞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을 분양 중이다.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총 2091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서울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이 단지와 직결된 초역세권 입지로 강남, 여의도 등 주요 업무 지구로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고 동작역과 고속터미널역에서 3·4·7호선으로의 환승도 쉽다. 

포스코이앤씨는 서울 중구 신당동 일원 신당8구역 재개발 사업인 '오티에르 어반더스321'를 내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28층, 16개 동, 총 1159가구 규모로, 지하철 5·6호선 환승역인 청구역과 연결될 계획이다. 청구초·대경중과 맞닿은 학세권 입지에 위치하고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가 적용된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일원에서는 광장극동아파트(1·2차)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총 2043가구의 대단지가 조성된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출입구와 지하로 연결해 보행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고 아차산배수지체육공원·아차산어울림공원·구의야구공원 등 녹지와 여가시설도 인접해 주거 편의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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