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환율 불안 겹쳐 연말까지 상승 전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2년 만에 연 6%대 넘어섰다. 가계의 숨통을 조여온 금리 압박이 한층 거세지면서 기존 대출자의 이자 상환 부담은 커지고,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신규 대출자의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2년 만에 연 6%대 넘어섰다./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4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3.93~6.06%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말(3.46~5.546%)과 비교해 상단은 0.514%포인트(p), 하단은 0.47%p 각각 상승했다. 

혼합형 금리와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2.836%에서 3.399%로 0.563%p 상승했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혼합형 금리가 6%를 넘어선 것은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신용대출금리도 뛰었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높아지면서 8월 말 연 3.52∼4.99%에서 지난 14일 3.79∼5.25%로, 상단과 하단 금리가 각각 0.26%p, 0.27%p 상승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0.33%p 올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 약화와 국채 금리 상승 등이 맞물리며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언급한 뒤 서울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모든 만기의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무리게 실리는 가운데 집값·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대출금리 오름세는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시장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대출금리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집값이 오르고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은행들의 자금 확보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대출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물론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신규 대출자들의 대출 접근성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금리 6% 시대에 접어들면서 실수요자들은 재정계획과 금리 변동 대응 전략을 재점검하고, 대출 상환 능력에 맞는 신중한 금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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