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업체·관람객 수↓… 대형 게임사 불참 등 영향
해외 게임사 참여 저조… 정치권-현장 간극 한계점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국내 최대 규모 게임쇼인 지스타2025가 3박4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행사 마지막 날까지 인파가 몰리기도 했지만 전체 관람객 수가 감소하고 국내 대형 게임사가 불참한 점 등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업계를 중심으로는 지스타가 글로벌 게임 축제로써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장기적 비전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 지스타2025 메인스폰서 엔씨소프트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꾸린 '신더시티' 게임 시연 존./사진=배소현 기자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시작해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지스타2025는 폐막일인 전날까지 전국에서 몰려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올해 지스타 BTC(기업-소비자 만남)관에는 사상 처음 메인 스폰서로 출전한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크래프톤·그라비티·웹젠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대거 참여해 각사별 신작 게임들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이번 지스타에서 오는 19일 출시를 앞둔 △아이온2와 더불어 내년 출시 목표인 △신더시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스, 신작 MMORPG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를 공개했다. 

넷마블은 인기 일본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몬길: 스타 다이브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이블베인 등 4종의 신작을 선보였다.

   
▲ 넷마블의 신작을 시연해보고 있는 관람객들./사진=배소현 기자


크래프톤은 '팰월드'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팰월드 모바일을 선보였으며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3 △라그나로크 온라인 프로젝트 1.5(가칭)를, 웹젠과 위메이드커넥트는 각각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한 신규 IP인 △게이트 오브 게이츠와 △노아를 출품했다.

관람객들은 각 게임사가 마련한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체험하는가 하면, 출시를 앞둔 최신작을 미리 체험해보기 위해 2~3시간이 훌쩍 넘는 대기 시간도 마다하지 않았다.

수능을 치른 후 친구들과 지스타를 찾은 A씨는 "너무 행복하다"며 "여기 있는 게임들 최대한 다 해보고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소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코스프레를 하고 온 B씨는 "지스타는 좋아하는 코스프레를 맘껏 뽐낼 수 있는 곳"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한국 게임 산업 방향성 점검 필요"

   
▲ 크래프톤의 '팰월드 모바일'을 시연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배소현 기자


이 가운데 올해 지스타에 참여한 게임 업체는 44개국 1273개사로, 지난해 1375곳 보다 100여 곳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참가 업체가 줄어든 것이다. 그간 지스타 행사장을 찾아왔던 관람객들을 중심으로도 '체감 인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관람객 수는 20만2000여 명으로, 수능이 끝난 첫 주말이라 기대됐던 관람객 수도 지난해 21만5000명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컴투스 등 주요 대형사들이 불참한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요 대형 게임사들은 올해 게임스컴·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쇼에 더욱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당초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주요 게임사들의 불참으로 초래되는 각종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 게임사 유치에 공을 들였지만,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단 평가다. 구체적으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13년 만에 지스타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지만 오버워치2 시연 외에는 이렇다 할 콘텐츠가 부족했다. 다른 해외사 부스도 대부분 행사 참여 정도에 그쳤다. 이에 업계를 중심으로는 "지스타가 국제적 위상을 갖추려면 해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낼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그라비티가 꾸린 시연 존도 대기줄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사진=배소현 기자


또 올해 지스타는 정치권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면서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차관이 모두 불참하면서 정부 기조와 현장 간의 간극이 드러나는 한계도 보였다. 최근 게임 친화적 행보로 주목받았던 이재명 대통령 역시 불참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업계를 중심으로는 행사의 위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참가 기업 수와 관람객 수 감소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한국 게임 산업의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스타가 '국내 축제'에 그치지 않으려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정책적 지원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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