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새벽 실적발표 결과에 전 세계 '시선집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증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인공지능(AI) '버블론'의 여파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되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엔비디아가 과연 이번에도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도리어 호실적이 '재료 소멸'로 인식돼 증시 추가하락의 모멘텀의 될 것인지 여러 예측이 교차하고 있다.

   
▲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증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인공지능(AI) '버블론'의 여파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증시에서 조정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골자는 지금까지 AI라는 키워드 하나를 갖고 엄청나게 상승해온 증시가 과연 여기서 더 오를 수 있느냐다. 미국 증시의 추가상승 여력은 그 자체로 주요국 증시 전망의 가늠자가 되기 때문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미국에 집중된 상태다.

시장은 하루하루 나오는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단어 그대로 '변동성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유명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비교해 가며 AI 주요 종목에 대한 상승여력을 가늠해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미국의 경우 1억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보유지분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투자 현인들이 시장을 바라보는 이정표가 거의 실시간으로 공개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은 최근 아마존(약 43만주)과 메타(약 7만주)를 매수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보유했던 20만주를 전량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드러켄밀러 회장은 지난 3분기 기술주보다는 헬스케어 섹터에 집중하며 여전히 AI에 집중하고 있는 시장과는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런가 하면 올해 연말 은퇴를 앞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지난 3분기 알파벳(구글) 주식 1784만6142주를 신규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큰 화제가 됐다. 이는 3분기 말 주가 기준 평가금액 43억달러(약 6조3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버크셔해서웨이가 빅테크 계열의 주식을 신규 매입한 것은 2019년 아마존 매수 이후 처음이다. 

또한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번 구글 주식 매입을 위해 기존 애플 주식 보유량 중 약 5분의 1을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수로 구글은 버크셔해서웨이 포트폴리오에서 열 번째로 중요한 회사가 됐다. 신중하게 투자하기로 유명한 버크셔헤서웨이마저 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구글 주식을 매수한 것에는 의미가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시간으로 오는 20일 새벽에는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결국엔 엔비디아의 실적 내용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의 투자심리가 큰 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엔비디아가 이번에도 놀라운 실적을 낼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하지 않지만, 의외로 엔비디아 실적 발표일이 시장심리의 분기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엔비디아의 성장률 둔화 폭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시장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기점으로 AI 버블 우려에 대한 단기 결론도 나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으며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엔비디아) 실적 가이던스 등이 최근 AI 버블 논란과 시장 조정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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