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로이터=연합뉴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분 인수 소식을 모멘텀으로 급등했다.

17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알파벳 클래스A 주가는 오후 2시12분(현지시간) 현재 3.12% 오른 284.9 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4일만의 강한 반등이다.

이날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TSMC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큰 폭의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알파벳의 주가는 돋보였다.

이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주말 장 마감후 지난달 말 기준으로 알파벳 지분 약 43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치주로 꼽히는 다우지수 편입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던 지금까지의 투자관행과는 다른 행보로, 수년 만에 가장 큰 기술 분야 베팅이다.

이번 투자규모는 버크셔해서웨이의 개별 기업 투자 가운데 10번째이다. 이 회사는 애플 주식을 700억 달러어치 보유하고 있으나 버핏은 그동안 애플을 기술주가 아닌 소비재 업체로 인식해왔다.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올해 증시의 가장 큰 승자 중 하나였다. 인공지능 추진 가속화와 빠르게 개선되는 클라우드 수익성 덕분에 주가가 급등했다. 한때 이익의 걸림돌이었던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 성장세는 이제 핵심적인 성장 원동력이 됐다.

글렌뷰 트러스트 컴퍼니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빌 스톤은 CNBC에 "버크셔해서웨이의 알파벳 매수는 차세대 리더십으로 이양되는 과정에서 기술 투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접근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알파벳 매수는 기술 분야로 '역량의 원(circle of competence)'을 확장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오랜 측근인 그렉 에이블이 내년 1월, 95세인 버핏을 대신해 경영을 맡을 예정이다. 오마하의 현인인 버핏은 은퇴후에도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알파벳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AI 관련주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이 주식은 내년 예상 이익의 25.5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팩트셋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32배, 브로드컴은 50.8배, 엔비디아는 41.9배에 달한다. 

금융리서치 회사인 CFRA의 안젤로 지노 알파벳 애널리스트는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건전한 매출 성장 궤적 속에서 2027년 주당순이익(EPS) 약 22배라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핵심 사업의 높은 잉여현금흐름 잠재력을 고려할 때, 다른 기술주보다 구글 투자가 버크셔에게 더 편안하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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