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현대로템·KAI, 올 3분기 누적 수출 지난해보다 증가
수출 비중도 절반 이상으로 확대…앞으로도 높은 비중 유지 전망
이재명 대통령도 UAE 방문하며 방산 수출 확대 적극 지원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수출 비중을 높이면서 실적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방산 부문 매출에서 수출이 절반을 넘어섰다. 

방산업체들은 앞으로도 높은 수출 비중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미 확보한 일감 중 절반 이상은 수출 물량이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추가 수주에 따라 실적 성장은 물론 수출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KAI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방산 부문 매출에서 수출이 절반을 넘어섰다. 사진은 폴란드로 수출하는 K2 전차./사진=현대로템 제공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상방산 부문에서 올해 3분기 누적 수출 3조1788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430억 원보다 72.5% 늘어난 수치다. 폴란드로 납품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가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수출 비중도 지난해 3분기에는 40.2%를 보였는데 올해 3분기 기준 53.4%로 13.2%포인트(p) 상승했다. 

현대로템의 디펜스솔루션 부문 3분기 누적 수출은 1조69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9615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보다 76.5% 증가했다. 수출 비중도 72%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6.5%p 높아졌다. 현대로템 역시 K2 전차 납품이 증가하면서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KAI는 올해 3분기 누적 1조2037억 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127억 원보다 8.2% 늘어났다. 수출 비중 역시 55%로 지난해 44.3% 10.7%p 높아졌다. 폴란드와 말레이시아로 납품하는 FA-50 매출이 반영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 

다만 LIG넥스원은 방산 빅4 중 유일하게 수출이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출은 4874억 원으로 지난해 5577억 원보다 12.6% 줄었다. 수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6.4%에서 올해는 16.8%로 9.6%p 낮아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수출 감소에 대해 “수주 사업의 이행률에 따라 실적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체적인 수주 사업은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아있는 일감 중 절반 이상은 수출 물량

방산업체들은 앞으로도 높은 수출 비중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하고 있는 일감 중에 수출 물량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분기 말 기준 31조 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수출 물량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로템도 디펜스솔루션 부문 수주잔고가 10조7897억 원인데 지난 8월 폴란드와 계약한 K2 전차 2차 수출 물량이 8조8000억 원에 달해 수주잔고의 약 80% 수준이다. 

KAI도 26조2000억 원의 수주잔고 중 수출 물량이 15조7000억 원이다. 비중은 60% 수준이다. LIG넥스원은 20조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는데 50% 이상이 수출 물량에 해당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수출 물량이 본격적으로 납품될 예정이라 수출 비중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방산업체들은 유럽, 미국, 중동, 중남미 등 다양한 지역을 대상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추가 수주에 성공할 경우 수출 일감이 더 늘어난다는 점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주잔고에서도 수출 물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방산업체들의 글로벌 입지가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납기 준수, 가격 경쟁력, 품질 등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수출 확대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 UAE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7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해 사원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 대통령도 방산 수출에 힘 보탠다

정부에서도 방산업체들의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산 협력 확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UAE는 지난 2022년 LIG넥스원과 4조 원 규모로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방산업계와 협력을 본격화했다. 추가로 한국형 전투기 KF-21와 K2 전차 등에도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 내에서는 이번 이 대통령의 UAE 방문이 국내 방산업체들의 중동 수출 확대에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방산을 육성해 4대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연구개발(R&D)에도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방산 4대 강국 달성을 위한 전략경제협력 특사로 임명하면서 세일즈 외교에도 힘을 싣고 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방산 세일즈에 같이 나서주면서 수주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방산업체들도 기술력을 높여 정부의 방산 4대 강국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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