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올해 우리나라 영화관에서는 '천만 영화'라는 말이 사라졌다. 올해가 불과 한 달 반 정도 남은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단 한 작품도 1000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지 못한 것이다. 자칫 '천만 영화' 제로의 해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5년부터 10년 동안 천만 영화가 한 편도 없었던 해는 코로나 시기였던 2020년과 2021년 뿐이다.
2015년 '베테랑'과 '암살', 2016년 '부산행', 2017년 '신과 함께 - 죄와 벌', '택시 운전사', 2018년 '신과 함께 - 인과 연', 2019년 '극한 직업', '어벤져스: 엔드 게임', '겨울왕국 2'가 관객 1000만 명을 넘겼다. 코로나의 혹독한 시기를 거친 후 2022년 '범죄도시 2', '아바타: 물의 길', 2023년 '서울의 봄'이 천만 영화에 등극한 후 지난 해 '범죄도시 4'와 '파묘'가 천만영화를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11월이 절반 이상 훌쩍 지난 지금까지 영화관에서는 천만 영화에 대한 소식이 전혀 전해지지 않고 있다.
| |
 |
|
| ▲ 천만 영화가 한 편도 없는 2025년, '아바타: 불과 재'가 유일한 천만 영화가 될 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
영화계에서는 가장 큰 이유로 예년보다 훨씬 강력해진 OTT의 강세를 꼽는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와 디즈니+ 외에도 국내 토종 OTT들이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막대한 자본을 투여해 블록버스터급 작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또 이 작품들이 OTT 라인을 타고 전세계에서 빅히트를 치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으로 가는 발길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국내 영화계가 대작 제작 여건이 줄어든 것도 이유 중 하나로는 꼽힌다. 올해 제작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톱스타급이 주연을 맡았거나, 제작비 투여가 블록버스터급인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게다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도 한국 땅을 밟으면 맥을 못 추는 양상이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낸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영화관에 걸리기만 하면 관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천만 영화'를 기대하게 하는 것은 다음 달 17일 개봉하는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아바타: 불과 재'다. 앞선 두 편의 시리즈가 영화 사상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 '아바타: 불과 재'에 대해서도 흥행을 기대하는 게 이상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영화계에서는 이 또한 마냥 낙관만 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경향이 작품의 완성도나 화제성이 떨어져서 천만 영화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 구조와 관객들의 기호 변화 등이 문제의 이유이기 때문에 '아바타: 불과 재'가 개봉하더라도 천만 돌파를 기대하는 것은 그야 말라 '마음을 비우고 생각할 일'이라는 것.
그럼에도 '아바타: 불과 재'에 대해서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판도라’의 새로운 모습을 그리며 또 한 번 놀라운 시각적 향연의 세계로 이끌 영화"라는 극찬과 함께 올해 중 천만 관객 달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모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전 작인 '아바타: 물의 길'에서 판도라의 드넓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멧케이나 부족’이 등장했다면, 이번 '아바타: 불과 재'에는 광활한 하늘을 항해하는 ‘바람 상인’이 새롭게 등장해 또 다른 매력의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라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아바타: 불과 재'에는 '아바타' 시리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압도적 경관을 담아낸 포스터 등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거대한 ‘툴쿤’을 포함하여 다양한 크리처들이 세 개의 면에 걸쳐 그려지며 이들의 경이로운 여정을 극강의 몰입도로 담고 있다. 그리고 돌비 시네마 포스터 등에서 전장의 선두에 선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의 모습이 담겨 가슴을 웅장하게 한다. 돌비 시네마 포맷은 극강의 선명함과 압도적 사운드로 리얼리티를 더한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그렇다.
2009년 '아바타'의 1362만 국내 관객과 글로벌 흥행 수익 29억 2371만달러(약 4조 551억 원), 2022년 '아바타: 물의 길'의 국내 관객 1080만과 글로벌 흥행 수익 23억 2025만 달러(약 3조 2181억 원)라는 경이로운 흥행 기록이 그냥 우연은 아니라는 게 '아바타: 불과 재' 수입사의 생각이다.
12월 17일 개봉하는 '아바타: 불과 재'가 보름도 남지 않은 기간 내 관객 1000만 명을 동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해를 넘겨서라도 이뤄지기만 한다면, '아바타: 불과 재'는 2025년 유일한 대한민국 개봉 천만 영화가 될 것이기에 영화계의 관심이 고조된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