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갯벌·해조류·조하대 퇴적물 탄소흡수원 방법론 개요 승인
정부 “블루카본 공식화의 결정적 진전… 국가 감축목표 기여 기대”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우리나라가 주도해온 갯벌의 탄소흡수원 인정 논의가 국제적으로 결실을 맺었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20일 서울에서 바다숲 국제포럼을 열고 최근 제63차 IPCC 총회에서 갯벌과 해조류, 조하대 퇴적물이 신규 탄소흡수원 방법론 개요에 공식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갯벌은 처음으로 국제 기후체계에서 ‘공식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는 단계에 들어섰다.

   
▲ 오행록 해양환경정책관이 18일, 신규 블루카본 인정에 관한 국제기구 보고서 개요 승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해수부


포럼은 해수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체결한 바다숲 블루카본 협력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국내외 블루카본 석학들이 참여해 ‘블루카본을 위한 과학 및 정책 개발’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시작하며 해조류 탄소흡수 방법론과 탄소거래시장 활용 방안을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해수부는 지난해 포럼이 해조류 탄소흡수력에 대한 국내외 공감대를 넓히는 자리였다면 올해는 신규 탄소흡수원으로서 해조류의 방법론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번 포럼을 앞두고 지난 10월 말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63차 IPCC 총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주도한 신규 블루카본 인정 논의가 공식 성과로 이어졌다. 총회는 해조류와 갯벌, 조하대 퇴적물을 포함한 탄소흡수원 방법론 보고서 개요를 승인했으며 2027년 말까지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보고서가 발간되면 이들 생태계의 탄소흡수량은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에 공식 반영된다. 해조류 서식지와 갯벌이 넓은 우리나라는 블루카본 흡수량 산정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IPCC는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 실적을 산정할 때 활용하는 과학적 기준을 제공하는 기구다. 특정 생태계가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되려면 IPCC 방법론에 근거가 반영돼야 하며 승인된 흡수량만 국제적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해수부는 그간 R&D 연구와 정책 추진은 물론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와 IPCC 회의에서 부대행사와 포럼을 열어 해조류와 갯벌, 조하대 퇴적물의 블루카본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설명해왔다. 특히 2024년 IPCC 인벤토리 작업반 스코핑 미팅과 제62차 총회에서도 관련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국제 논의를 이끌었다.

오행록 해양환경정책관은 사전브리핑을 통해 “이번 IPCC 총회에서 방법론 개요가 승인된 것은 우리 정부와 국제 연구진의 지속적인 노력 덕분이며 해조류 탄소흡수력의 공식 인정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라며 “보고서가 확정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규 블루카본이 적용될 경우 2030년 107만 톤, 2035년 166만 톤의 감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승용차 70만 대가 배출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해수부는 앞으로 방법론 보고서 집필에 국내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 연구 성과가 IPCC 최종 보고서에 반영되고 기업의 자발적 탄소시장 참여 기회가 넓어질 수 있도록 국제 협력과 정책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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