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계열사 총 7명 올해 임기 만료
주요 금융지주의 연말·연초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각 지주는 디지털 전환과 리스크 관리 강화, 글로벌 확장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각 주요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인사전망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지주가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중대 분기점을 맞고 있다. KB증권·KB손해보험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7명의 임기가 한꺼번에 만료되면서다. 세대교체와 핵심 계열사 재편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며, 이번 인사를 통해 양종희 회장의 리더십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사진=KB금융 제공.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KB금융 계열사 CEO는 KB증권의 김성현 IB부문 대표와 이홍구 WM부문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 등 6개사 총 7명으로, 이들 모두 이번 인사에서 연임 여부 또는 교체 가능성에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KB증권 김성현 대표는 2019년 1월 취임 후 다섯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투자은행(IB) 부문을 총괄하는 김 대표는 취임 이후 IB 부문의 실적 확대를 인수합병(M&A) 등 기업금융과 대기업·중견기업 대상 채권·주식 발행과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자금조달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KB금융의 IB 부문 입지를 안정적으로 굳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김 대표의 6연임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이홍구 대표는 자산관리(WM)와 리테일 부문에서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부문별 수익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KB증권의 지난 5월 기준 WM 부문 고객 자산은 70조원을 넘어섰다.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전략을 기반으로 꾸준히 확대해온 결과, 2016년 말 12조8000억원 수준이던 WM 자산은 약 8년 만에 5.5배로 성장했다. 이 대표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는 첫 내부 출신으로, KB손해보험이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수익을 견인하며 연임 가도도 청신호를 켰다. 취임 후 장기보장성 상품과 디지털 혁신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수익성과 미래가치를 모두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약 83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17.7% 성장,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7669억원을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도 ETF 브랜드 리브랜딩과 자산운용 수익성 개선을 통해 연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KB금융 계열사 CEO 임기는 통상 2년이며, 임기 종료 후 성과가 양호할 경우 1년을 연장하는 '2+1년' 관행이 적용된다. KB운용은 최근 ETF 순자산총액이 42.5% 증가했으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967억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도 실적 성과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2+1 임기 관행상 연임 명분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기 완료를 앞둔 계열사 CEO들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나, 세대교체와 핵심 계열사 재편이 맞물리며 일부는 연임되고 교체되는 관측도 혼재하고 있다. 이번 연말 인사는 차기 승계구도와 조직 개편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양 회장은 취임 후 안정과 혁신을 통한 리더십을 발휘해 왔으며,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 관리 능력을 본격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