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수요 폭증, 한국 항공사 운임·수익 개선 전망
무비자 입국·높은 탑승률 힘입어 출혈경쟁 완화 기대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중일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한·중 노선에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여행 항공권 취소로 중국발 수요가 폭증하면 한국 항공사 운임과 수익이 동시에 개선될 수 있다는 이유다. 

   
▲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이후 중국과 일본 간 방문 교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서는 “일본 자제령 이후 중국발 일본행 항공권이 전체 예약의 약 32%에 해당하는 49만1000건 취소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자리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국이 대만 해상에서 봉쇄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군이 개입할 경우 중국이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전투함 동원 등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존립 위기 수준의 사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자위대 투입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중국 측 인사는 강하게 반발했다. 쉐젠 주오사카 총영사는 해당 발언을 공유하며 “자기 마음대로 뛰어드는 행동에는 단호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반응하며 일본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중국발 일본여행 취소표가 한국으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과 기후가 유사하며 그간 한국과 일본은 중국인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지돼왔다는 이유다. 일본이 자제령이 내려진 상황에서 한국은 '여행 대안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이 발표한 자료에서는 지난 주말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국은 한국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인이 한국행 수요를 늘리면 전체 노선 운임이 올라 한국 항공사도 직간접적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기 노선의 항공권이 비싸지는 시장 원리에 따라 한국행 수요가 급증하면 국내 항공사들의 운임도 오를 수 있다는 이유다.

한 항공 업계 관계자는 “항공 운임은 항공사 국적이 아니라 노선 단위의 수요·공급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수요가 몰리면 티겟값도 자연스레 오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운임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 항공정보포탈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중국의 무비자 입국 시행 이후 베이징 등 주요 노선의 탑승률은 이미 80~90% 수준으로 회복됐다. 높은 탑승률을 바탕으로 남은 좌석을 고운임으로 판매할 여력이 생긴 것이다. 

LCC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들도 예약 증가에 맞춰 추가 요금을 적용하거나 수하물·좌석 선택 등 부가 서비스 판매를 통해 실질적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국 항공사들이 중국 수요 증가라는 기회를 운임과 좌석 전략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충분한 반사이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요 증가로 일부 좌석이 부족해지면, 운임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항공사 수익 개선으로 이어져 출혈 경쟁으로 낮아졌던 운임을 다소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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