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휘 "녹취록, 윤석열 정권 출범 전후로 발언·표현 달라져"
이건태 "증인 협박·회유와 허위진술 유도...옛 중앙정보부 수법"
한준호 "수원 술 파티와 진술 세미나 의혹 입증할 증거 확보"
특위 위원들, "새로운 증거 발견으로 이화영 재심 추진 가능"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는 19일 "대장동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조사한 결과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수사를 진행한 정황이 있다"며 대국민 보고회를 열었다.

특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준호 특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4개월간의 활동 내용을 발표하며 검찰을 더 이상 수사기관이 아닌 "심판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법무부 조사 결과 여러 술 파티와 진술 세미나 의혹이 사실임을 입증할 중요 증거가 확보됐다"며 "이 사안 조사를 위해 서울고등검찰청에 인권침해 태스크포스(TF)가 설치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 특별위원회 한준호 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특위 활동 보고회에서 지난 4개월 간 조사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5.11.19./사진=연합뉴스


이날 보고회에서는 특위 위원들과 변호사들이 그동안 활동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이주희 위원은 "대장동 사건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이 윤석열 정권 출범 전후로 주요 내용과 표현 구성이 달라졌다"며 "윗선 개입 정황을 드러내려는 조작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건태 위원은 "윤석열 정권 당시 정치검찰의 수사 수법이 옛 중앙정보부 시절 국제정보대의 반인권적 수법과 다르지 않았다"며 "남욱, 유동규 등 숙주들의 말만으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전격 수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며 협박 당한 남욱이 허위 진술을 했고, 유동규 역시 사실혼 배우자와의 만남 등을 통해 회유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변호사는 "수원구치소에서 공범들이 모여 이른바 '진술 세미나'를 진행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소주를 페트병에 담아 와라'는 내용의 녹음 파일도 확보됐다"고 말했다.

특위는 검찰을 "심판 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향후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주희 위원은 "녹취록 조작, 핵심 증거 조작, 허위 진술을 만들어 정적을 제거하는 데 앞장선 검찰에게 국민은 없었다"며 "조작에 가담한 검사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검찰은 더 이상 수사기관이 아닌 심판 받아야 할 대상"이라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를 두고 벌어진 집단 항명은 정치검찰의 민낯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도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검찰의 집단행동이야말로 정치적으로 계획된 것임을 방증한다"며 "대장동 재판이 계속돼야 (당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라면 검찰이 이럴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국민 보고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영학 녹취록 외에 추가 의혹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경식 KH 부회장 등 관련자들로부터 여러 정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인 사안도 많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최근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조경식이 보석으로 풀려났는데 제3자를 통해 진술 세미나 현장에 음식이 반입된 의혹이 있다"며 "음식을 반입한 당사자가 자신이라고 진술한 정황도 입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추가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철 변호사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재심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이희성 변호사는 "대법원 상고심 진행 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파기환송 결정을 해야 한다"며 "이는 피고인 인권 보장에 부합하는 제도이므로 향후 법제화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특위 위원장, 이건태 위원, 이주희 위원이 19일 과천 법무부 정부과천청사를 찾아 '정영학 녹취록' 검찰 조작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감찰요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5.11.19./사진=연합뉴스


한편 특위는 이날 오후 '정영학 녹취록' 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장동 2기 수사팀에 대한 추가 감찰 요청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

한 위원장은 "검찰이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해 자체 버전을 만들었으며, '재창이형'을 '실장님'으로, '위례신도시'를 '윗어르신'으로 바꾼 녹취록이 핵심 증거로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건태 위원은 "유동규가 지난 2014년 4월 정진상 실장의 집인 청솔마을 아파트 5층 계단을 걸어 올라가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해당 아파트가 복도식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허위 진술임이 확인됐다"며 "검사가 밀실 면담 조사에서 진술을 수정할 기회를 주고 이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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