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인구 약 16만명에 불과한 카리브해 작은 섬나라 퀴라소가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퀴라소는 19일(한국시간) 자메이카 킹스턴 인디펜던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북중미 지역 예선' 3차 예선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퀴라소는 3승3무(승점 12)를 기록, 자메이카(승점 11)를 따돌리고 조 1위를 확정지으며 2026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따냈다.
| |
 |
|
| ▲ 퀴라소 선수단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
운과 기적이 함께해 이뤄진 퀴라소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2026 월드컵은 본선 진출국이 48개 팀으로 확대됐다. 또한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북중미 3개국이 공동 개최를 함으로써 이들 3팀은 개최국 자동 출전을 하게 됐다. 강팀이 3팀이나 지역 예선을 치르지 않게 돼 북중미의 다른 팀들에게는 본선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됐다.
북중미 지역 3차 예선은 12개 팀이 4개 팀씩 3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위 세 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두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나서 추가로 본선행에 도전할 기회가 남아 있다.
그렇다고 해도 퀴라소가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2010년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제도가 해체된 뒤 퀴라소는 FIFA에 가입했는데, 월드컵 본선을 바라볼 팀은 아니었다.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소속 국가 가운데도 최약체권이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퀴라소는 돌풍을 일으켰다. 2차 예선을 4전 전승으로 통과한 뒤 3차 예선에서 지역 강자 자메이카와 1승 1무,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2무를 거두며 무패의 전적으로 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퀴라소가 월드컵에 진출함으로써 '최소 인구 월드컵 본선 진출국' 새 역사를 썼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인구 32만명의 아이슬란드가 본선에 오른 것이 이전 최고 인구 월드컵 출전국 기록이었다.
퀴라소가 오늘의 위치에 오른 것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두 감독의 영향도 컸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약 1년간 퀴라소 대표팀을 지도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북중미 1차 예선 통과를 이끈 바 있다.
현재 퀴라소 대표팀은 역시 과거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출신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끌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1월 퀴라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다만, 이날 퀴라소의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자메이카와 최종전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개인적 사정으로 고향 네덜란드로 돌아가 직접 지휘하지는 못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