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본격적으로 오너경영에 나서면서 그룹의 성장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 회장은 조선 부문과 건설기계 부문에서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하며 시너지 창출에 나섰고, 과감한 결단력을 통해 투자도 확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재계 내에서는 정 회장이 젊고 실행력 있는 리더십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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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본격적으로 오너경영에 나서면서 그룹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APEC 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사진=HD현대 제공 |
20일 재계에 따르면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지난달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37년 만에 오너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2009년 HD현대중공업에 입사해 HD현대 경영지원실장, HD현대중공업 선박영업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로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특히 승진으로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동 대표까지 겸임하게 돼 더욱 중요한 전략적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그룹 사업 재편 직접 구상…시너지 창출 기대
정 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구상해왔던 것은 그룹의 사업 재편이다. 조선 부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병한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경쟁 심화 속에서 양적·질적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결단을 내렸다.
건설기계 부문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가 합병한다. 건설기계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사업 재편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시너지 창출이다. 먼저 조선부문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건조 역량과 HD현대미포의 도크·설비를 통합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 개발 역량과 건조 실적을 통합해 신기술 확대는 물론 특수목적선 시장에서도 점유율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건설기계 부문에서도 상호 보완적인 라인업을 구축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또 양사 기술력을 통합해 핵심 모델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 포트폴리오를 개선·강화할 예정이다.
통합 법인 출범도 본격적인 오너경영 체제 돌입에 맞춰 진행된다. 조선부문 통합법인 HD현대중공업은 오는 12월 1일 공식 출범하며, 건설기계 통합법인 HD건설기계는 내년 1월 1일 새롭게 출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 재편은 정기선 회장이 직접 밑그림을 그리고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선과 건설기계 부문을 더욱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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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HD현대삼호 조선소를 찾아 작업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 |
◆투자 확대·소통 강화로 성장 가속화
정 회장의 젊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결단력은 투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최근 향후 5년간 15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에너지와 AI(인공지능) 시대 기계·로봇 사업에 8조 원, 조선·해양 사업에 7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전력기기 부문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AI 시대 전환에 맞춰 초고압변압기 등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선제적으로 생산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현재 울산 변압기공장 증설이 이뤄지고 있으며 배전신공장, 철심공장은 물론 미국에도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전력기기 부문 생산능력 확충에는 약 63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조선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결단도 돋보인다. 정 회장은 내년부터 미국 조선소 인수·업그레이드, 첨단 선박 개발 및 건조, 조선 기자재 공급망 확충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향후에는 미국 함정 건조까지 참여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정 회장의 젊은 리더십은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평소에도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나누는 문화를 중시하며, 조직 내 수평적 소통을 강화하는 경영 스타일을 유지해왔다.
회장 취임 첫날부터 HD현대 글로벌R&D센터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을 함께 했으며, 산업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직원들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주고받겠다고 강조한 만큼 앞으로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내에서도 정 회장의 소통과 실행력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으며, 그룹의 중장기 성장 전략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AI·친환경 등 전략적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실행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정 회장이 앞으로 더욱 영향력을 키우면서 그룹은 물론 재계 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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