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헌·당규 개정을 위해 실시한 전 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당 지도부는 16.81%의 낮은 참여율에도 이를 "압도적 찬성"이라며 궁색하게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이 지난 20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9~20일까지 이틀 동안 진행된 의견 수렴에는 전체 참여 대상자 164만 5061명 중 27만 6589명이 참여해 16.8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비례위성정당 투표(30.6%)나 5월 합당 투표(22.5%)보다 낮은 수치지만 지도부의 해석은 달랐다.
정청래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90%에 가까운 당원의 뜻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생각한다"며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당원 주권 정당의 꿈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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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21./사진=연합뉴스 |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전날 결과 발표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의결권 행사가 아닌 단순 의견 수렴 투표임에도 불구하고 16.81%로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평균 88.29%라는 압도적 찬성률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당원 주권 중심 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권리당원들의 명확한 의지"라고 덧붙였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2020년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관련 투표 때 참여율이 26%였지만 저조했다는 분석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비교 대상마다 시간과 환경 등 조건이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도 불편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164만 명 중 27만 명 참여는 결국 27만 명의 목소리가 민주당을 이끄는 셈"이라며 "약 30만 명에 달하는 강성 지지층이 조직적으로 결집해 의사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극단적 진영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정 대표가 내년 8월 대표 연임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일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직전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대의원 투표에서 박찬대 후보에게 밀렸지만 권역별 권리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은 이번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당헌·당규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투표 안건은 ▲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시 1인 1표제 확립 ▲ 지방선거 예비경선 권리당원 100% 투표 ▲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권리당원 100% 투표 등 3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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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리당원 의견 수렴을 위한 당원 투표 안내문./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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