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미국의 태도 변화는 중국과의 긴장 완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AI(인공지능)에 필수적인 GPU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H200은 지난 2023년 출시된 AI 칩으로 호퍼 아키텍처를 적용한 제품 중 가장 높은 사양을 자랑한다.

최신 아키텍처를 블랙웰을 적용한 B200 대비로는 뒤처지지만 미국이 현재 중국에 수출을 승인한 저사양 제품 H20보다는 제원 사양이 높다.

블룸버그는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며 논의 결과에 따라 실제 수출 허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는 저사양 제품 B30에 대한 언급도 빠졌다. 엔비디아의 칩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중국과의 긴장 완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에 엔비디아 반도체를 팔 수 있으나 최첨단 제품은 팔지 못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방영한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이 엔비디아와 그 문제를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기면서도 "최첨단 반도체는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또한 블랙웰 칩이 최첨단 제품이 아니게 될 1∼2년 후에나 중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미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엔비디아의 최신 칩 수출을 허용하는 등 태도에 일부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9일 분기 실적 발표 직후 중국 시장의 칩 판매 전망에 대해 '제로'라고 답하면서 미국과 중국 정부를 설득해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백악관, 상무부, 엔비디아가 관련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중국 시장 AI칩 판매에서 난항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중국과의 무역 갈등 상황에서 H20 칩의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후 수출 통제는 약 3개월 만에 풀렸으나 중국이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엔비디아 칩을 사실상 거절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매출은 현재 없는 상태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2년 최첨단 AI 칩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도록 하는 수출 통제 규제를 도입해왔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는 전일 종가와 비슷한 180달러 선을 오르내리다 블룸버그가 관련 사실을 보도한 미 동부시간 오후 1시50분 이후 2% 이상 올라 한때 184.56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