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중국 화장품(C뷰티)이 내수 둔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 확장을 이어가면서, 한국 뷰티 기업들이 그동안의 ‘중국 중심’ 전략을 재점검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C뷰티의 성장 속도가 K뷰티를 추월하는 구간이 늘어나자,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주요 기업은 북미·일본·동남아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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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월1일 종료된 C뷰티 대표 브랜드 플라워노즈 성수 팝업 전경./사진=플라워노즈코리아 인스타그램 갈무리 |
24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내 오프라인 판매망을 축소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하며 유통 구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설화수·라네즈·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며 채널·고객층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중국 단일 시장에 의존했던 과거 영업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분산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LG생활건강 역시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 내 판매 비중을 줄이는 대신 일본·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라인 확대와 현지 유통 파트너십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제품·브랜딩 전략도 지역별 소비 특성에 맞게 조정하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의 향후 성장은 중국보다는 일본과 미국 등 선진 소비시장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가격 경쟁 대신 프리미엄 스킨케어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신원료·저자극·더마 기반의 제품 개발과 기능성 원료·임상 근거 확보에 투자하며 ‘비싸도 설득 가능한 제품’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설화수·후 등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는 고가 포지셔닝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 제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케팅 전략에서도 변화가 관측된다. 중국 내 도우인(抖音)·샤오홍슈 중심 바이럴 구조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한국 기업들은 틱톡·아마존·세포라 등 북미 중심 플랫폼에서의 콘텐츠 제작과 리뷰 유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임상 데이터·피부 개선 후기 등 신뢰 기반의 메시지를 결합해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한편 에이피알·달바 등 국내 인디 브랜드들은 감성 패키징·숏폼 마케팅 등 C뷰티의 판매 방식을 일부 채택하며 빠르게 소비 접점을 넓히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의 약 20%를 광고비로 집행하며 틱톡·아마존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직판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는 대형사의 대응 방향과는 별개로 인디 브랜드의 특성에 기반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성장세는 분명 위협 요인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이를 계기로 전략적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스킨케어와 글로벌 시장 다변화가 가속되면 판도는 중장기적으로 다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의 화장품 수출액은 54억268만 달러로 전년 대비 9.13%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 화장품 수출액은 17억2520만 달러로 18.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 규모 자체는 여전히 한국이 크지만, 성장 속도 측면에서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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