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저장·운송 전 영역 투자하며 시장 우위 노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GS건설이 글로벌 수소 공급망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생산·저장·운송으로 이어지는 인프라 전 구간을 조기에 선점해 시장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 GS건설 사옥 전경./사진=GS건설


25일 GS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미국 수전해 기술 선도 기업 이볼로와 ‘음이온 교환막(AEM) 기반 수전해 플랜트 패키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업무협약(MOU)이 아닌, 설계(BDP)·기본설계(FEED)·EPC(설계·조달·시공)를 포함하는 실증·상용화 단계 진입을 위한 본격적 실행 계약이다.

GS건설이 AEM 기술과 자사의 플랜트 EPC 역량을 결합하는 이유는 단순한 수소 생산 설비 구축을 넘어, 경제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표준형 수소 플랜트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GS건설은 수소 생산뿐 아니라 저장·운송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가스공사, 한국스미토모상사와 함께 ‘액화수소 인수기지 핵심기술 개발’ MOU를 체결했다. 이 협약은 액화수소 저장 및 취급 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상업화 실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GS건설은 EPC 관점에서 인프라 구축 방안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수소 시장에서 인프라 선점이 중요한 이유는 수소의 물리·화학적 특성 때문이다. 고압 저장, 액화 설비, 파이프라인, 운송망 등 복합적인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상업적 활용이 어렵다. 특히 수소 공급망은 초기 투자비가 막대하고 한 번 구축된 인프라를 중심으로 시장이 고착되는 경로의존적 산업 구조를 띤다. 이 때문에 초기 인프라를 선점한 기업은 향후 기술 표준화와 시장 규범 설정 과정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되고, 이는 후발 기업에 대한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GS건설은 EPC 강자로서 본업 역량을 수소 공급망 전반에 적용해 선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GS건설의 이번 행보가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룹 차원의 ‘수소 가치사슬 전면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정유·화학·발전 등 에너지 부문 포트폴리오를 이미 보유한 GS그룹 내에서, GS건설이 확보한 수전해 및 인프라 기술은 계열사들의 수요와 맞물려 수소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소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EU 수소전략 등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그린·블루·청정수소 생산시설과 저장·운송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조기 상용화 경험과 표준형 플랜트 모델을 갖춘 GS건설은 향후 글로벌 EPC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수전해 기술 협력을 비롯해 액화수소 인수기지, 저장·운송 설비 등 인프라 전 구간에서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소 시장의 밸류체인 형성을 통해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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