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선 사업 확대 전략 속 MRO 사업도 실적 성장 지원
마스가 프로젝트로 인해 미국 MRO 협력 강화 기대
필리핀·사우디 등으로 거점 확대…삼성중공업도 사업 진출 추진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특수선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도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고 있으며,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조선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국내 조선업계가 MR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정비를 위해 울산 HD현대미포 인근 염포부두에 입항 중인 미 해군 소속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사진=HD현대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올 3분기 특수선 부문에서 매출 3713억 원, 영업이익 511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7.3%, 영업이익은 206% 증가했다. 

한화오션은 3분기 특수선 부문에서 매출 3750억 원, 영업이익 2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2%, 109.5% 늘어난 수치다. 양사는 특수선 부문을 전략적으로 키우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정적 수익 확보가 강점…수요도 꾸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특수선 부문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인데 MRO 사업이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특수선 부문에서는 함정 MRO 사업을 진행하는데 정기적인 점검이나 손상 부품 교체, 시스템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정비 등을 의미한다. 

MRO 사업의 경우 신규 선박을 수주하는 것과 달리 기존 선박을 대상으로 하며, 운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위해 추진 중인 마스가 프로젝트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와의 협력이 강화되면서 MRO 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도 이달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직접 방문한 뒤 MRO 사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 함정의 MRO 발주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며 “국내 조선사들이 그동안 진행했던 MRO 사업에서 성공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면서 신뢰를 쌓은 만큼 향후에도 수주를 꾸준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점 확대·글로벌 수주로 MRO 사업 키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MRO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MRO 거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는 물론 필리핀, 페루,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점으로 활용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필리핀의 경우 기존에 수출한 함정은 물론 미국 해군의 MRO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는 전략적 거점으로 평가된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사 중 미국 해군의 MRO 사업 수주를 가장 많이 했는데 이를 다른 국가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윌리 쉬라함’, 지난해 11월에는 ‘유콘함’, 올해 7월에는 ‘찰스 드류함’까지 총 세 건을 수주했다. 윌리 쉬라함과 유콘함은 성공적인 MRO 작업을 마치고 미 해군에 인도됐고, 찰스 드류함은 내년 1월을 목표로 정비가 한창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영국과 캐나다로부터도 MRO 사업을 수주했다. 다양한 국가에서 수주 실적을 쌓으면서 글로벌 MRO 전문 강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도 MRO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미국의 MRO 전문 조선사인 비거 마린그룹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MRO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비전투함을 시작으로 MRO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삼성중공업은 특수선 부문에서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MRO 사업 진출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MRO 사업에서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은 MRO 사업에서도 빠른 납기와 기술 경쟁력을 무기로 영역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수선 사업 성장세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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