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혁신에 무게
LG전자, 사용자 경험 기반 AI 제조
AI 주도형 생산 체계, 업계에 확산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양대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조·가전·서비스 전 영역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재편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반도체·서버·AI 가전 등 차세대 제품 수요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생산라인의 실시간 의사결정과 고정밀 공정 제어가 필수 역량으로 부상하자, 양사가 이를 뒷받침할 'AI 팩토리' 구축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 반도체 생산 라인과 인공지능(AI) 로봇. /이미지 생성=뤼튼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중심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부터 완성품까지 전 라인에 AI를 투입해 수율을 높이고 제조 효율을 극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개를 확보해 구축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AI 팩토리'가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역량과 엔비디아의 GPU 기반 AI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시뮬레이션 플랫폼인 '옴니버스' 기반의 디지털 트윈 제조 환경을 구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공간의 설비·공정·라인을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복제해 각종 시나리오를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가상 복제 기술로, 복잡도가 극도로 높은 반도체 제조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트윈과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결합해 △EUV(극자외선) 노광 조건 자동 최적화 △불량 패턴 사전 예측 △공정 레시피 자동 조정 △패키징 열·전력 해석 등 생산 전 과정의 의사결정을 AI로 일원화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즉 과거 엔지니어의 경험과 판단 중심으로 운영되던 공정을 ‘AI 기반 자동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산하에 최근 신설한 ‘디지털 트윈센터’도 이 같은 AI 팩토리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해당 조직이 디지털 트윈 기반 제조 고도화와  AI 제조 플랫폼 연구·개발을 전담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한 삼성은 기존 경영지원실명칭을 '경영지원담당'으로 개편하며 AI와 로봇 등 미래 성장사업 발굴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AI 기반 제조 역량이 기존 스마트팩토리 수준을 넘어 '생산시스템 자체를 AI가 운영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구광모 LG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찾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 제공


◆ LG전자, 사용자 경험 데이터와 결합한 제조 AI 전략

LG전자는 사용자 경험 중심 AI 전략과 제조 AI 전략을 연결해 차별화를 두고 있다. '사용자 데이터-제품 생산-AI 기능 개선'이 순환하는 형태의 AI 팩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LG 씽큐(ThinQ) 기반 AI 가전 생태계가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축적하면, 이를 다시 생산 단계에서 AI가 분석해 제품 기능 개선과 부품 내구성 강화에 활용하는 구조다.

즉 디지털트윈·AI 품질검출·빅데이터 기반 공정 최적화 등 제조 중심으로 AI 팩토리가 구축되고 있다. 이와 함께 AI 홈·가전 등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AI 전략과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창원·구미 등 주요 생산 거점에서 제조 설비를 3D 가상 환경에 복제해 생산 시나리오를 AI로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트윈 기반 품질 검증 체계를 확대 중이다. 세탁기 모터, 냉장고 핵심 부품 등 LG 특화 제조 장비에는 AI 기반 설루션을 적용해 생산 안정성과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또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호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미세 불량을 사전에 감지하는 기술도 확대되고 있다.

또 LG전자는 이 같은 스마트팩토리 설루션을 외부에 공급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 아래 지난해 생산기술원 내 스마트팩토리사업담당을 신설했다. LG생산기술원은 LG전자 소속으로 디스플레이와 이차전지, 반도체, 카메라 모듈, 자동차 부품, 바이오 제약 등 다양한 산업용 장비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이처럼 두 기업은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AI가 향후 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차세대 제조 표준’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AI 기반 생산체계 도입이 본격화하면서 전자업계 전반에서 AI 팩토리 구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지난해 1556억달러(214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30년 2685억달러(37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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