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친환경·특수선 경쟁력 강화로 2035년 매출 37조원 목표,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
[미디어펜=이용현 기자]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통합 법인 ‘HD현대중공업’으로 공식 출범하며 국내 조선업의 판도 변화가 본격화됐다. HD현대는 1일 두 회사가 모든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단일 회사로 새롭게 출범했다고 밝혔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2035년 매출 37조 원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 HD현대 정기선 회장이 1일(월) 통합 HD현대중공업 출범을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두 회사의 합병은 조선업 특성상 규모의 경제와 기술·설비 집약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 자체로 경쟁력 제고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HD현대는 지난 8월 합병 계획 발표 당시 양적‧질적 통합을 통해 선박 라인업을 넓히고 설계·엔지니어링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세계 조선업계에서 중국 CSSC·CSIC, 일본의 JMU·IHIM 합병 등 ‘조선사 대형화’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HD현대의 통합은 시장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이번 합병으로 가장 크게 주목받는 분야는 마스가 프로젝트와 방산 사업이다. 기존 HD현대중공업이 축적한 군함 건조 기술과 HD현대미포의 도크·설비·인력을 결합함으로써 방산 경쟁력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HD현대는 2035년까지 방산 매출을 10배 가까이 늘려 10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는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가 아니라 국산 함정 기술 고도화와 직결되는 사안으로 국내 방산 생태계에도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분야에서도 통합 효과가 예상된다. 양사의 연구·설계 조직이 하나로 모이면서 중형선에서 대형선으로 친환경 신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고 탄소중립 규제 강화에 맞춰 차세대 연료 대응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암모니아·수소 연료 추진선, 초대형 LNG·LPG 운반선 등 미래 선종 중심 시장에서는 조기 기술 우위가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초격차 전략’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수목적선 수요 증가도 호재다. 북극항로 개척, 자원개발 확대 등으로 쇄빙선·구난선·해양 연구선 수요가 늘고 있는데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양사가 보유한 다양한 특수선 건조 실적을 통합해 시장 진입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이는 중국·러시아가 해당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국내 조선업의 전략적 대응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통합을 통해 HD현대가 단순한 조선 명가를 넘어 글로벌 조선·해양산업 환경 변화를 주도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선박 건조·엔지니어링·방산·친환경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조선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수주 주기 변동성 완화와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축하 메시지에서 “오늘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양사가 결합해 만들어낼 혁신을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 광고 모델 김우빈 배우도 사내 방송 영상에서 “이번 통합이 더 강한 조선을 위한 도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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